페이스북 '언론 신뢰등급' 매긴다…"선정보도·오보 확산 방지"(종합)

입력 2018-01-20 11:07
페이스북 '언론 신뢰등급' 매긴다…"선정보도·오보 확산 방지"(종합)

내주부터 운용에 적용…"보편상식 위해 고품질 뉴스 장려"

이용자 설문으로 신뢰도 평가…뉴욕타임스 주가 10년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장재은 기자 =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이 선정적 보도와 오보 확산을 막는다며 언론매체의 신뢰도를 매겨 뉴스피드 운용 때 반영하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 중대한 업데이트로, 이용자들이 고품질뉴스를 보도록 확실히 하겠다"며 이 같은 정책 변경을 밝혔다.

그는 "제품 팀에 신뢰성이 높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며 현장에서 전해지는 뉴스를 확실히 우선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결단은 다음 주부터 뉴스피드에 바로 적용될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소셜미디어가 현대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짊어지고 있는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세상에는 선정주의, 틀린 정보, 양극단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중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예전보다 훨씬 더 빨리 정보를 퍼뜨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위에 제시한 문제들과 구체적으로 맞서 싸우지 않으면 결국 그 문제들을 증폭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보편적 상식의 토대'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고품질뉴스를 장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정 매체가 얼마나 믿을만한지는 이용자들이 직접 설문조사로 판단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저커버그는 "이용자들에게 평가를 묻고, 그들의 피드백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다"며 "우리는 이용자들이 어떤 출처가 널리 신뢰받는지 고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매체를 잘 아는 독자가 그 매체의 신뢰도를 매기도록 표본을 고르는 기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언론매체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이런 절차를 도입하는 과정에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저커버그는 "분열이 이렇게 많은 세상에서 널리 신뢰를 받는 뉴스 출처가 어디인지를 어떻게 고르냐는 난제를 두고 씨름해왔다"며 "우리가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리려고 할 수도 있었으나 그런 방식은 불편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얻어 우리가 결정하는 방식도 검토했는데 이를 통해서도 객관성의 문제를 풀 수는 없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이번 조치로 향후 페이스북 전체 콘텐츠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5%에서 약 4%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페이스북의 정책 발표에 따라 미국에서는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의 주가가 무려 8.4% 뛰어 최근 10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NYT는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일반적으로 받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가짜뉴스'의 선두주자라고 비판해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가짜뉴스 시상식'에서는 NYT 칼럼니스트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의 경제전망이 1위에 올랐다.



앞서 저커버그는 지난 12일 페이스북 뉴스피드 중심을 기업과 언론매체 포스트에서 지인과 가족의 포스트로 옮기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 피드백 결과 공적 콘텐츠가 사적으로 더 많은 접촉을 끌어낼 콘텐츠를 몰아내, 사용자들의 의미 있는 사회적 교류를 돕는 콘텐츠에 중점을 두려는 목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언론매체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2016년 공화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이 보수 성향 독자들이 관심 있을 만한 뉴스를 막는 게 아니냐고 주장한 바 있다.

rice@yna.co.kr,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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