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부산 대표상권 성쇠 함께한 국제호텔 역사 속으로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978년 문을 연 이후 부산 원도심 상권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던 국제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부산 동구에 있는 국제호텔이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호텔 땅에는 주상복합상가가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2월 중으로 건물이 철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호텔은 영업을 중단했고 웨딩홀과 나이트클럽 등 일부 시설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호텔이 위치한 범일동 조방 앞은 1970년대 부산을 대표하는 상권이었다.
당시 국제호텔은 부산 대표 상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원도심의 상징적인 역할을 한 곳이었다.
부산항과 부산역에서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일본인을 비롯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고급 호텔로도 유명했다.
이렇다 보니 1970∼80년대 부산의 모습을 다룬 영화에는 국제호텔이 거의 빠짐없이 등장했다.
영화 '친구'의 명대사로 불리는 '니가가라 하와이',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등이 이 호텔에서 탄생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조폭들의 액션 장면을 호텔 로비와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촬영했다.
동구 조방앞 일대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대표 호텔의 폐업을 두고 상인들은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텔 인근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한 상인은 "80∼90년대 당시 조방앞에서 국제호텔의 역할은 대단했다"며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한 때 외국인 고객이나 정치인들도 많이 찾았던 호텔이 사라진다고 하니 지역의 역사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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