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회장 "정부 소통 부족…중견기업에 귀 기울여 달라"
"양극화 해소 공감하지만 감성적 접근은 퇴행적"…경제정책 비판
"현대차 파업으로 협력업체 피해…강성노조 이기주의 해결 시급"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중견기업계가 정부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정부가 중견기업계와의 소통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성장의 성공은 물론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견기업의 의견에 보다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일자리위원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은 물론 정책 혁신을 위한 공적 논의의 장에 중견련은 한 차례도 공식 구성원으로 초청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견련을 법정단체로 출범시키고 중견기업 정책과 제도를 추진해 온 공무원도, 정치인도 대부분 그대로인데 정책 혁신을 위해 중견기업의 의견을 물어오지 않는다"라며 "불과 1년 만에 매출 636조원, 자산 770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의 경제·사회적 가치와 비전이 완전히 소실됐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1일 중견련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와의 청와대 '호프미팅'에 이어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인·소상공인과의 청와대 초청 만찬을 했지만 중견기업계와는 공식적인 만남을 아직 가지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노동계와 정책간담회를 했지만 중견련은 제외됐다.
강 회장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그는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 통합의 시대정신에는 공감하지만, 이른바 '약자'를 보호한다는 감성적인 접근으로 정치적, 사회적 이득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확대 등 정책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의 이면을 면밀히 점검해 도입 시기와 수준의 최적 균형을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기업의 혁신과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고 노노 갈등을 야기해 근로의욕을 저하하는 강성 노조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신영'의 대표이사인 강 회장은 현대차가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그 피해가 협력업체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강성 노조로 인해 나라가 무너진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공동체의 안녕을 고려하지 않는 이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더욱 큰 기만이거나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핵폭탄급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견기업 육성 정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당초 지난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발표 시점이 연기되면서 중견기업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중견기업계 일각의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전문기업으로서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략, 전술이 제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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