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애버딘대 캠퍼스가 뭐길래…3년째 끌려다니는 하동군
개교 네 번째 연기에도 "대학, 9월엔 꼭 개교 약속"…교육부 승인 없으면 무산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하동에 한국캠퍼스를 열기로 한 영국 애버딘대학교가 특별한 대안도 없이 개교를 네 번째 연기해 자칫 '없었던 일'로 될 우려가 커졌다.
하동군은 애버딘대학교가 오는 3월 예정한 한국캠퍼스 개교를 오는 9월로 다시 연기하기로 결정, 교육부가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애버딘대학교는 애초 2016년 9월 하동에 한국캠퍼스를 열 계획이었지만 대학 재정과 재무 등 문제로 문을 열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3월 개교를 추진했다가 9월로 연기한 뒤 올해 3월로 다시 연기했다. 이번이 네 번째 연기하는 것이다.
애버딘대학교 한국캠퍼스가 교수진을 갖추지 않는 등 개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자 지난해 연말 경남도와 하동군 등 관계자 10여 명이 영국 현지를 방문하고 대학 측과 담판을 지었다.
애버딘대학교 수석 부총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해 가진 자리에서 대학 측은 "교육부에서 연기를 승인하면 2018년 9월 반드시 개교하겠다"고 밝혔다고 하동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 측이 개교를 위해 한국캠퍼스 교수 채용과 기자재 구비 등도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애버딘대학교가 개설키로 한 석유공학과를 해체공학과로 바꾸려고 시도, 교육부와 마찰을 빚었는데 이를 철회하기로 하는 등 개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9월 개교 연기를 승인하지 않으면 한국캠퍼스는 없던 일로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하동군 관계자는 "개교 연기 승인 관건은 애버딘대학교의 개교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달려 있는데 교육부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애버딘대학교 한국캠퍼스는 도가 해양플랜트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2013년 3월 애버딘대 분교 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설립이 진행됐다.
다음해 10월 도와 애버딘대학교, 하동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과 산·학·관 협력 협약을 맺은 데 이어 2016년 8월 설립 승인을 받았다.
한국캠퍼스는 하동 갈사조선산업단지 내에 들어선다.
하동군은 한국캠퍼스 개교에 대비해 79억원으로 갈사산단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 터 3천690㎡에 학생 60명을 수용하는 방과 교수·교직원 방 12실, 독서실, 식당,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기숙사를 완공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애버딘대학교가 한국캠퍼스 개교를 계속 연기하는 것은 세계적인 조선경기 악화 등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조선경기 활성화에 대비하고 하동 갈사조선산업단지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 대학의 한국캠퍼스 유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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