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 국경분쟁' 도클람에 대규모 중국군 기지…위성사진 포착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해 국경문제로 인도군과 중국군이 73일간 대치했던 인도 동북부 시킴 인근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에 대규모 중국군 전진기지가 건설된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18일 인도 언론들이 보도했다.
인도 NDTV 등이 입수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인도가 부탄 영토라고 주장하는 도클람 북부 지역에 약 10㎞에 걸쳐 중국이 건설한 도로와 헬기 착륙장, 참호, 대포 등 군사 시설이 설치된 모습이 지난달 촬영됐다.
중국군 시설 가운데 인도군 주둔지와 가장 가까운 곳은 불과 81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NDTV는 전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시설에 중국군 1천600명이 주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핀 라와트 인도 육군참모총장은 "중국군이 일부 기반 시설을 설치했지만, 기본적으로 임시 시설"이라며 지금 당장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라와트 총장은 다만 중국군이 다시 온다면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비시 쿠마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외교적 논의를 통해 양국 군이 대치상황에서 군대를 물린 이후 도클람에서 현상 유지가 이뤄지고 있으며 변경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란딥 싱 수르제왈라 대변인은 "중국군이 도클람 고원을 점령하는 동안 정부는 잠만 자고 있었다"면서 "인도의 안보와 전략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6월 16일 인도 시킴-중국 티베트-부탄 3국 국경이 만나는 도클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도로건설을 시작하자 인도가 해당 지역이 중국 영토가 아니라고 항의하면서 수천 명의 양국 무장병력이 대치하기 시작했다.
인도와 중국은 8월 28일 양국 군 병력을 철수하기로 합의하고 대치하던 병력을 뒤로 물렸지만, 중국은 당시에도 "변방 분대가 둥랑에 계속 주둔하고 순찰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 간 갈등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지난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중국이 이 지역에 여전히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박격포와 기관총, 300여 대의 대형 군용 차량을 배치했다면서 인도와 중국의 국경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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