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또 트럼프 겨냥…'올해의 못된 말'에 "대안적 사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에서 2017년도 '올해의 못된 유행어'로 '대안적 사실(들)'(alternative facts. alternative Fakten)이 선정됐다.
다름슈타트 지역 언어학자 4명과 언론인 1명, 작가 등 여타 분야 초빙 인사 1명으로 구성된 '올해의 못된 유행어' 선정위원회는 최근 이같이 발표했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정위는 지난해 말까지 제안된 약 1천300개 단어 또는 어구 가운데 중복을 제외한 700개가량을 심사해 이 말을 선정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소개했다.
'대안적 사실'은 작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군중 규모를 놓고 당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틀린 내용을 말했다고 NBC 뉴스 진행자가 지적하자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스파이서는 대안적 사실을 준 것"이라고 답하면서 유행처럼 번진 어구다.
선정 작업에 참여한 언어학 전공의 니나 야니히 교수는 "이 어구는 사실에 근거를 둔 논쟁들을 증명할 수 없는 주장들로 대체하는 행위가 늘어나는 걸 웅변한다"고 설명했다.
선정위는 연말마다 '올해의 단어'를 발표하는 독일어 협회와 별개로 동·서독 통일 이듬해인 1991년부터 매년 초, 전년도 언론에 노출된 말 가운데 본뜻을 왜곡하거나 인권 침해 또는 반사회적 요소가 있는 말을 선정, 발표했다.
독일어협회는 작년 말 '올해의 단어'로 독일어 신조어인 '자메이카 아웃'(Jamaika-Aus)을 선정한 바 있다.
이 합성어는 결국 협상 타결에 실패한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 차기 연립정부 구성의 어려움을 나타낸다. 자메이카는 이 정당들의 상징색이 자메이카 국기 색깔과 같은 데서 등장한 것으로, 이들 정파의 연정을 독일인들은 '자메이카 연정'으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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