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첨단' 스텔스함, 실전 배치 앞두고도 주포탄 결정 못 해

입력 2018-01-18 14:38
미 '최첨단' 스텔스함, 실전 배치 앞두고도 주포탄 결정 못 해

줌월트급 구축함 2년 후 실전 배치, AGS용 포탄 결정 미뤄

"HVP탄 전력화 10년 뒤나 가능"… 주 임무도 '함정 킬러'로 변경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의 실전 배치가 2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포인 155㎜ 개량 함포체계(AGS) 발사용 포탄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논란이 거세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언론은 미 해군은 2016년 10월 취역한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초도함 줌월트에 이어 2호 함인 마이클 몬수르도 오는 3월 중 해군에 인도돼 취역할 계획이다.

척당 건조비가 40억 달러(4조2천840억 원)로 알려진 줌월트 함과 몬수르 함은 배수량이 각각 1만6천t으로 웬만한 중순양함과 맞먹는다.

줌월트급 구축함은 기존 구축함 중에서 최대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만재배수량 9천t)보다 30m 더 길고, 높이도 32m나 된다. 대형함인 만큼 MH-60 중형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무인기)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다.

최고 속도가 시속 30노트(55.5㎞)인 줌왈트급 구축함은 광역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탑재하며, 강력한 스텔스 능력 덕택에 소형 어선으로밖에 표시되지 않는다. 그만큼 탐지가 어렵다는 얘기다. 첨단 시스템으로 승조원 수는 기존함보다 훨씬 적은 150명밖에 되지 않는다.

장착 화력도 상당하다. 장거리 표적 타격용인 AGS 외에도 RIM-162 시 스패로 함대공 미사일, 토마호크 전술 순항미사일, MK-46 30㎜ 기관포 등을 갖췄다.



그러나 AGS 발사용 포탄을 놓고 미 해군은 몇 년째 결정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애초에는 AGS 발사탄으로 지상 공격용 포탄(LRLAP)을 채택하기로 했다.

그러나 LRLAP은 한 발당 가격이 100만 달러(10억7천만 원)이나 되면서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천문학적인 건조비 때문에 애초 계획했던 32척에서 3척으로 줄인 마당에 이 포탄 한 발 가격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가열됐다.

이에 따라 LRLAP보다 사거리는 절반(48㎞)이지만, 한 발당 가격은 7만 달러(7천500만 원)인 레이시온 사의 '엑스칼리버'(Excalibur) 스마트 포탄으로 대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AGS 포신이 LRLAP 포탄에 적합하게 된 특성을 고려할 때 엑스칼리버 포탄을 발사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개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백지화했다.

또 기대를 모았던 극초음탄(HVP)의 실전 배치 역시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 나오면서 줌월트 구축함의 주 임무도 지상군 화력지원에서 원거리 적 함정과 지상 표적 타격으로 변경됐다.

로널드 복스올 미 해군 수상전 국장(소장)은 연안 지역에 상륙한 아군의 작전을 방해하는 고정 표적 타격 지원을 위해 설계된 줌월트급 구축함이 적에게 탐지될 가능성이 적은 특성(스텔스 능력)을 살려 원거리나 연안의 적 함정을 무력화하는 쪽으로 임무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은 3호 함인 린든 B 존슨 함(DDG-1002)도 건조 중이다. 미국의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지난해 3월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전력 모두를 한국에 전진 배치할 것을 권고해 주목을 받았다.

CSBA는 138쪽 분량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재 모항인 샌디에이고에서 진해 등 한국 내 군항으로 전진 배치하면 한반도 유사시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 능력 강화 효과와 함께 영유권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첨예한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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