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IS 패퇴에 중국과 러시아를 주적으로 전환
미 우위 따라잡은 중-러의 군사기술 개발 우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국방부는 4년 만에 새로 마련하는 국방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이들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군사태세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퇴치에 전념하는 사이 군사기술에서 일취월장, 미국을 거의 따라잡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본격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의 새로운 방위초점은 지난달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이 러시아와 중국을 미국의 주적으로 규정한 것과 보조를 같이하는 것으로 주요 강국들과의 경쟁 관계가 미국 국방전략의 전면으로 복귀했음을 뜻한다고 FT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누구도 미국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촉구한 바 있다.
국방전략 기밀문서를 접한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FT에 미국은 주적들이 자국의 전통적 군사적 이점을 잠식해오고 있는데 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초음속 분야 개발은 미국 항공모함의 능력 제한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론상 미 항공모함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압도할 수 있는 고속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피습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퇴치에 주력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에서 상대적으로 저(低) 기술 수준의 전쟁을 벌여왔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IS 퇴치와 함께 한편으로 국가를 보호하고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위협들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급속한 기술 진보와 점증하는 공세적 태세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미국도 이제는 더욱 큰 재래식 분쟁에 노력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부 내부 소식통들은 새로운 국방전략이 국방비 지출 증가와 백악관이 지원하는 군사하드웨어 보강을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새 국방전략이 오바마 행정부 전략을 넘어 '미국이 초강대국 간 경쟁의 시대에 놓여있으며 미국을 가장 위협하는 두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임을 공공연히 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비대칭적 우위를 모색하고 있는 분야에서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항공모함 함대 규모 등 압도적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적국들이 특히 미국을 겨냥한 '틈새 능력'을 중점 개발함으로써 이들에 취약한 실정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국방부 관리를 지낸 랜드 연구소의 데이비드 오치마넥 연구원은 "우리가 다음번 전쟁에서 패할 수도 있다"면서 미 공군기지에 도달할 수 있는 고도의 정교한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과 미국의 공중 우위를 위협할 수 있는 첨단 외국 전투기 등을 지목했다.
그는 또 적들이 사이버 및 전자전을 통해 미국의 우주기반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복잡한 현대 군사작전의 두뇌인 미군의 지휘, 통제를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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