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해양플랜트 산단 승인 해 넘기고도 '고심 또 고심'

입력 2018-01-18 08:00
거제 해양플랜트 산단 승인 해 넘기고도 '고심 또 고심'

국토부 "대형조선소 투자 의지가 관건"…경남도 "1월 승인 어려울 듯"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가 2014년 말 정부로부터 유치한 3개 국가산업단지 중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을 놓고 정부가 해를 넘기고도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가산단 인허가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추진과 관련한 지역 의견 청취와 현장 실사를 마친 결과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현재로선 별다른 진척은 없고 산단 승인을 언제쯤 할지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승인이 지연되는 것은 이 산단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지역 양대 대형조선소 투자 의지가 확고하지 못하다고 국토부가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거제 현지를 방문해 지역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형조선소 참여 부분과 관련해 확답을 받기 어려웠다"며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전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산단 부지 인근 해수욕장과 습지 훼손 우려와 함께 양대 조선소 투자 여력 문제를 산단 추진 반대 근거로 제기한 바 있다.

경남도도 대형조선소 투자 여력이 국토부의 가장 큰 고민으로 추정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승인을 예상했는데 국토부는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내년 사이 조선업 회복 전망은 있지만, 하동 갈사만조선산단 공사 중단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사태 등 여러가지 여건이 맞물려 중앙부처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도는 국토부가 대형조선소 투자 여력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이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아 승인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일단 이달 중 승인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은 거제시 사등면 일대 458만㎡(육지부 157만㎡, 해면부 301만㎡)에 2022년 완공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비만 1조7천340억원 규모다.

그러나 당초 지난해 9월께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던 이 산단 승인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투자 여력 부실, 시민단체 반발 등으로 장기 지연되고 있다.

당초 규모 500만㎡(육지부 184만㎡, 해면부 316만㎡), 사업비 1조8천억원 상당이었지만 지난 7월 중순 환경부 등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환경 훼손 최소화 등 이유로 사업면적과 사업비도 줄었다.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사곡만 지키기 주민한마당을 개최하는 등 산단 반대 집회와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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