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국' 호주-캐나다, 격화하는 와인전쟁…WTO 제소까지
호주, 와인 수입 불공정 규제 이유로 캐나다에 공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형제국'인 호주와 캐나다가 '와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호주가 불공정하게 와인 수입을 막고 있다며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를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적으로 제소하면서 두 나라 간 신경전은 격화하고 있다.
17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호주는 캐나다의 수입산 와인 판매에 관한 규정이 차별적이고 보호무역주의적이어서 WTO 규정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는 구체적으로 캐나다가 자국산 와인은 일반 식료품 잡화점에서 팔도록 하면서 유독 수입산 와인에 대해서는 상점 내 별도의 시설에 판매대와 금전등록기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뿐만 아니고 수입산 와인에 대해서는 더 비싼 가격을 매기고 별도의 유통채널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스티브 초보 통상장관은 "우리는 캐나다 내 많은 주가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호주 수출업자들이 타격을 받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실제로 호주의 캐나다 내 와인 판매는 2007년부터 2016년 사이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호주 정부로서는 이런 수출 감소가 호주인들의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주에 앞서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를 상대로 유사한 내용으로 비난한 바 있다.
캐나다는 연간 1억8천500만 호주달러(약 1천600억 원) 어치의 호주산 와인을 들여와 중국과 미국, 영국에 이어 4대 호주 와인 수입국이다.
WTO 규정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번 분쟁에 대해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갖게 되며,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호주는 캐나다가 법을 바꾸거나 아니면 무역 제재를 받도록 WTO에 판결을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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