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세먼지 감축 '알프스 프로젝트' 실효성 있나
실행 첫해인 작년 일부 사업 목표치에 미달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미세먼지 1/3 감축계획, 즉 '알프스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 도에 따르면 도는 2016년 9월 연간 4천400t(2015년 기준)인 도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0년까지 1천500t으로 줄이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알프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비와 도비, 시·군비를 포함해 모두 1천156억원을 투입, 800개 영세공장의 노후방지시설을 전면 교체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유발하는 화학제품제조업과 백연(유증기)이 발생하는 섬유·염색업 등 400개 사업장에 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또 전기자동차 급속충전소를 현재 56곳에서 10배 수준인 560개로 확대하고, 5만대가량의 전기자동차를 보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계획에 따라 도는 실행 첫해인 지난해 40개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도가 추진한 각종 사업 중 적지 않은 사업이 연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한 사업들로 인한 도내 미세먼지 감축량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조차 못 해 프로젝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작년 대기오염측정소 3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2개만 설치 완료했다.
224곳을 대상으로 했던 영세사업장 미세먼지 배출 방지시설도 80%인 180곳만 개선했고, 직화구이 음식점 방지시설 개선 사업도 목표량 20곳의 절반인 10곳만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지난해 말까지 5천대를 보급하기로 한 전기차는 절반도 안 되는 2천463대 보급에 그쳤으며, 전기차 충전기도 당초 3천482대까지 늘리기로 했으나 2천644대를 설치하는데 머물렀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인공강우 실험도 당초 직접 실험에서 기상청과 공동실험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은 물론 이마저도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했다.
도는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인공강우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힐 뿐 실험 진행 상황이나 결과 자료는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도민들은 청정지대의 대명사인 '알프스'라는 이름까지 붙인 도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기간 내 실효를 거둘 지에 대한 의문을 감추지 않고 있다.
남경필 지사도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한 3자 긴급 정책회동을 제안하면서 "지금 경기·서울·인천이 따로 (미세먼지 대책 마련 및 시행을) 하고 있으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 담당 부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미세먼지 저감 위한 각 사업의 목표 달성률은 90%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이 사업들로 인한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더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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