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문화행사·마식령 공동훈련…北에서도 평창 기념행사(종합)

입력 2018-01-18 00:51
수정 2018-01-18 07:05
금강산 문화행사·마식령 공동훈련…北에서도 평창 기념행사(종합)



우리가 먼저 제안…일각선 제재공조 영향 우려, 정부 "관광재개와 무관"

금강산행사 1월말∼2월초 개최…"마식령훈련, 국가대표는 참가 안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에 합의하면서 북측 지역에서도 평창올림픽을 기념한 행사가 열리게 됐다.

남북은 17일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 지역에서 합동으로 문화행사를 여는 것과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의 공동훈련을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당초 우리측은 금강산에서의 전야제를 고려했지만, 기존의 올림픽 행사 일정 등을 고려해 1월 말이나 2월 초 정도에 금강산 문화행사를 여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 수석대표였던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실무회담이 끝나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과거 남북 합동행사의 전례를 참고하겠다며 "음악공연, 문학행사 등 종합예술공연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합의됐다. 천 차관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는 것은 아니고 스키협회에서 역량이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파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전부터 공개적으로 거론한 사안과 맥이 닿아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북한의 금강산호텔이나 마식령 스키장 등을 숙소나 훈련시설로 활용하고 금강산에서 동시 전야제를 하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북의 금강산 합동행사는 금강산이 오랫동안 닫혀 있던 상황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때 활발하게 진행되던 금강산관광은 2008년 고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중단된 상태다. 금강산은 이후 드문드문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으로 이용되기는 했으나 2015년 10월 상봉을 마지막으로 그마저 끊겼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가 여전히 견고하게 대북제재 공조를 유지하는 와중에 북한에 들어가 금강산 합동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을 진행하면 자칫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번 실무회담 결과와 관련,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정부의 1단계 조치로 보이는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상충하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는 평창올림픽 자체에 집중하고 그 바깥의 문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행사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관광은 북핵 문제 진전이 있어야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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