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암매장 흔적 찾기 올해도 계속…옛 교도소 테니스장 주목
최고 5m까지 쌓아올린 흙 걷어내는 기초작업 18일 시작, 내달 말께 본격 발굴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사라진 사람들 흔적을 찾는 암매장 의심지 발굴작업이 옛 광주교도소에서 재개된다.
17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옛 광주교도소 북쪽 테니스장 일원에 매립된 흙을 걷어내는 작업이 18일부터 사흘가량 이어진다.
옛 교도소 테니스장은 항쟁 10여년 뒤 조성됐는데 경사진 지형을 평평하게 다지는 과정에서 최고 5m가량 높이로 흙이 쌓였다.
재단은 대형 굴착기를 투입해 흙을 모두 걷어내고 1980년 당시 지형 상태로 복원한다.
굴착기를 동원한 테니스장 지형복원은 본격적인 암매장 의심지 발굴조사를 준비하는 사전 작업이다.
재단은 지난해 발굴했던 구간과 맞닿은 테니스장 일원이 5·18 희생자 암매장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다.
중장비를 동원한 기초 굴착 이후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전환하는 발굴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매장문화 조사 전문기관인 대한문화재연구원이 맡는다.
행정안전부가 5·18재단에 올해 사업비를 내려보내는 내달 말 또는 3월 초께 대한문화재연구원 작업자들이 발굴조사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된다.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일원은 1980년 5월 당시 3공수여단 본부대대 지휘관이었던 김모씨가 '12·12 및 5·18 사건' 검찰 조사에서 5·18 희생자 암매장지로 지목한 곳이다.
재단 등 5·18단체는 김씨가 검찰에 남긴 진술과 약도를 토대로 지난해 11월 북쪽 담장으로부터 2.5∼5.0m 떨어진 길이 117m 구간을 유력한 암매장지로 추정하고 발굴에 나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암매장 흔적 대신 땅속에 묻힌 쓰레기와 배관 줄기만 드러났다.
재단은 본격적인 암매장 의심지 발굴조사를 시작하는 내달 말∼3월 초까지 옛 교도소 전역에서 현장조사를 추진한다.
지난해 발굴조사 때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다시 점검하고, 추가 증언 수집과 현장확인을 한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3공수 등 계엄군 병력 주둔지다.
전두환 신군부는 옛 교도소 일원에서 시민 2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항쟁 후 임시매장된 형태로 발굴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하다.
재단 등 5월 단체는 신군부 주장보다 많은 시민이 옛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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