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밤에 띄우려면…"안전한 이착륙장·인력 3배 늘려야"

입력 2018-01-17 11:41
닥터헬기 밤에 띄우려면…"안전한 이착륙장·인력 3배 늘려야"

(무안=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정부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닥터 헬기를 밤에도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허술한 이착륙장 안전과 예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전남과 인천을 시작으로 현재 경북, 강원, 충남, 전북 등 6개 시도에서 닥터 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권역 응급의료센터인 목포한국병원에서 닥터 헬기를 운영하며 매일 일출 이후부터 일몰 전까지 도서 지역 등의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섬이 많은 지역 특성상 초기 소형 기종인 EC135는 병원 반경 100㎞ 이내 246개 섬을, 2016년 교체한 중형 기종인 AW-169는 145㎞ 떨어진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까지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물 없이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야간 유도등 등 안전시설도 미흡한 상황이다.

실제 섬과 육지를 포함한 지역 내 이·착륙장, 인계점 228곳 중 안전 기준을 모두 갖춘 곳은 48곳에 불과하다.

섬 지역을 운항할 때는 기상 변화가 잦고 안전시설 없이는 어둑한 밤에 바다와 육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의료 및 구조 전문 인력과 예산도 3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24시간 출동 체제인 해경의 경우 야간에는 자동비행장치를 갖춘 헬기로 출동해 등화시설이 있는 곳으로 환자를 유도해 이송한다.

함정과 어선 등을 이용해 응급환자를 이송 중일 때에는 전문 훈련을 받은 응급구조사가 레펠을 타고 내려가 환자를 헬기로 옮긴다.

닥터 헬기에는 자동비행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원활한 이착륙과 이송을 도울 수 있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에서는 의사와 응급구조사 등 의료진 2명, 기장 등 조종·정비 인력 5명이 한 팀을 이뤄 닥터 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최소 인력 기준으로만 놓고 봐도 24시간 근무 시 3배로 늘려야 하는 데 중증외상센터 전문의는커녕 외과 전공의도 갈수록 줄어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차례 출동할 때마다 200만∼300만원의 유류비용이 지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늘어나는 출동 횟수와 인력에 맞춰 현재 연간 40억원인 예산도 큰 폭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닥터 헬기는 현재 목포시에서 계류장을 무상 임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격납고는 없어 올해 안에 계류장을 신안군으로 옮기고 격납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전남 닥터 헬기는 지난해 343명, 2011년 9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총 1천451명을 구조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오는 24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리는 '닥터 헬기 운영개선 공개토론회'에서 인력, 예산 확충 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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