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란 탄도미사일 자제 압박…트럼프 핵합의 파기위협 대책

입력 2018-01-17 10:39
유럽, 이란 탄도미사일 자제 압박…트럼프 핵합의 파기위협 대책

영국·프랑스·독일 "이란과 탄도미사일·중동정책 관련 대화 예정"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당사국 중 영국, 프랑스, 독일에 합의 수정을 위한 협력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유럽 3개국이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에 나선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외교부를 인용해 독일, 프랑스, 영국 3개국 외교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이란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이란의 역내 정책에 관한 "집중적이고 매우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주 브뤼셀에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 이런 계획을 알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이란 제재유예 연장을 발표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핵합의의 끔찍한 결점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핵합의의 다른 당사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을 압박했다.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은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이 대가로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체결했다.

그동안 유럽 3개국은 이란 핵합의를 글로벌 위기를 해소하는 국제 합의의 대표적 사례로 꼽고 미국의 핵합의 불인증 방침을 비판하면서 이행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굽히지 않고 합의 내용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불인증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자 핵합의를 지키기 위한 유럽 외교가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유럽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최종 시한인 120일 이내에 미국 정부가 수정을 원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EU 외교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은 EU에 대한 최후통첩이었다"며 "만약 앞으로 4개월 이내에 수정하지 않으면 (유럽 3개국도) 멸망의 날의 일부가 되는 것이며 미국이 아닌 이란의 편을 드는 형국이 된다"고 설명했다.

EU 외교관계자들은 EU도 그동안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나 시리아 내전을 비롯한 중동 문제에 개입하는 데 대해 조치를 취하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핵합의를 무효화하지 않고 합의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고수해왔다.

미국의 한 외교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어떤 것인지를 둘러싼 유럽 동맹국과의 논의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전했으나 유럽 외교가에서는 아직 백악관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 이란의 핵합의 위반 또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시 EU와 미국이 공동 제재를 재부과하는 자동개입 조항 개정, 이란 핵개발 활동 제재 영구화 등의 내용이 합의에 추가돼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전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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