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서부서 IS 다시 '고개'…지부 선포하고 공격 선전
많게는 1천여명 지난달 이들리브 출현…"시리아군 상대 기습공격 전개" 주장
세력 재정비 우려…"존재감 유지하려는 몸부림" 분석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에서 점령지를 대부분 상실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북서부 반군지역에 재출현,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IS는 이달 12일 '윌라야트 이들리브' 이름으로 공식 선전물을 유포하기 시작했다.
윌라야트 이들리브는 이들리브주(州) 또는 이들리브지부를 뜻한다.
앞서 10일에 IS는 이들리브에서 시리아군을 상대로 기습공격을 잇달아 전개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리브주는 현재 시리아에서 유일하게 반군이 주 대부분을 장악한 지역이다.
IS는 파죽지세로 확장한 초기에 이들리브에 윌라야트를 운영했으나 2014년 다른 급진 조직과 경쟁으로 밀려나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그로부터 거의 4년 후 지난달 처음으로 이들리브에 IS 조직원의 움직임이 감지됐고 이달 10일부터 선전까지 시작됐다.
IS는 이들리브의 전략 시설 아부 두후르 군공항 부근에서 기습공격을 벌여 시리아군 20명을 제거했고 20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IS가 이들리브에 복귀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 된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IS가 이들리브에서 5개 마을을 장악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최근 교전 중 붙잡힌 시리아군 가운데 31명은 IS가 아닌 다른 조직의 포로가 된 것으로 보이나 6명은 IS의 수중에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리브에 나타난 IS 조직의 규모를 수백명, 많게는 1천여명으로 추산했다.
몇 년 만에 돌연 이들리브에 재출현한 IS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불확실하다.
IS 전문가인 아이멘 알-타미미는 16일(현지시간) "(이들리브 남쪽) 하마주에 남은 근거지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이 이들리브까지 뻗어 나간 것 같다"고 AFP통신에 추측했다.
타흐리르중동정책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하산 하산은 "IS가 난데없이 이들리브에 나타났기는 하다"면서도 "IS 조직이 이들리브에 비활동 상태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S가 이들리브를 발판으로 재기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하산 연구원은 "IS가 이들리브에서 급격히 세를 불리기는 힘들 것이라 보지만, 이 지역에 다시 영향을 미치고 조직을 정비할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IS가 반군의 마지막 주요 점령지인 이들리브에서 시리아군에게 타격을 준다면, 이 지역 이슬람주의 반정부 세력의 민심을 얻어 세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고 하산 연구원은 분석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찰리 윈터 연구원은 "IS가 '이들리브지부'를 발판으로 다른 지역으로 재확산할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IS가 2014∼2016년 수준으로 공격을 수행하기에는 인력도, 자원도, 무기도, 네트워크도 없다"고 평가했다.
윈터 연구원은 "이들리브에 관한 선전은 그저 주변을 두드리고 다니면서 '우리가 아직 여기 있다'고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행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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