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주지사 선거후보 '백인종 보존' 발언으로 시끌

입력 2018-01-16 18:55
伊 주지사 선거후보 '백인종 보존' 발언으로 시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탈리아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논란에 휘말려 들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롬바르디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아틸리오 폰타나는 이달 1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백인종'을 보존하기 위해 이민자 수를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그는 "이민자 모두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외국인 혐오나 인종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과 논리의 문제다"라며 "민족성과 우리 백인종, 우리 사회를 계속 존속시킬지 사라지게 놔둘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인에게만 이탈리아에 살 우선권이 있는 것이냐는 논란이 커지자 그는 이튿날 "표현에 실수가 있었다"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폰타나가 코너에 몰리자 극우성향 동맹당(L)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그는 무슬림의 '침략'에 대한 우려를 적절하게 제기했다"며 "우리의 문화와 사회, 전통, 삶의 방식은 위험에 빠졌고 침략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백인종과 (무슬림의) 침략에 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혁신과 인적 자원의 개발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며 폰타나의 발언을 히스테리와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기성 정치 체제를 비판하며 등장해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높은 27∼28%의 지지율을 보이는 오성운동은 폰타나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롬바르디아 주지사 선거는 3월 4일 총선과 함께 치른다.

이탈리아 금융 중심지로 주민 소득 수준이 높은 이 지역은 반 난민 정서가 팽배해 있다. 작년 10월에는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주민투표가 가결되기도 했다.

폰타나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동맹당, 이탈리아형제당(FDI)도 우파 연합에 속해 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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