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초등생 학교내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승인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연방법원이 일리노이 주법과 교육 당국의 기본 원칙에 예외를 적용, 초등학교에서 의료용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판결을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투병 과정에서 발작 장애를 갖게 된 시카고 교외도시 초등학생 애슐리 서린(11)이 증상 완화에 효과를 본 마리화나를 앞으로 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존 로버트 블레이키 판사는 "교육 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학교 내에서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일리노이 주는 2014년 1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발효했으나 학교내 반입은 금지돼있다.
하지만 서린은 법정 소송을 통해 예외를 허용받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서린이 2세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며 "광범위한 화학요법을 통해 증세가 호전됐으나, 치료 약물에 의한 뇌 손상을 입어 발작 증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린의 부모는 "작년 여름 발작 중에 머리를 다치고 뇌수술을 받았으나, 12월 초 의료용 마리화나를 사용하기 시작한 후 발작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일리노이 주와 학교 당국을 상대로 "교내에서도 마리화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학교에 의료용 약물 반입을 금지한 일리노이 주법은 미 연방 장애인 교육법(IDEA)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열린 심리에서 서린의 변호인은 "의료용 마리화나도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일리노이 의사면허 소지자의 처방이 있어야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레이키 판사는 서린이 발에 마리화나 패치를 붙이고, 손목에 마리화나에서 추출한 기름을 바른다며 교내에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트리뷴은 일리노이 검찰이 다음 주 학교 당국자들과 만나 장기적인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29개 주에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으나,학교에서도 이를 허용하도록 한 주는 뉴저지·메인·콜로라도 3개 주뿐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는 이번 판결이 유사 사례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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