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 난민맞이 준비 한창…유엔·인권단체는 '부정적'
복귀 난민 3만명 수용할 임시거처 건설…신분확인 및 증명서 발급 준비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65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의 본격 송환을 앞두고 미얀마 당국이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수용소를 짓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미얀마 당국은 본국으로 돌아오는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라카인주(州) 북부 흘라 포 카웅의 124에이커 부지에 총 625동의 임시 건물을 짓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개 동은 이달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이 시설은 최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로힝야족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설립된 UEHRD(인도적 지원·재정착·개발을 위한 연합 기업)의 아웅 툰 텟 코디네이터는 "이 시설은 로힝야 난민들이 원래 거주지로 돌아가기 전에 임시로 머무는 곳"이라며 "귀환하는 난민을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사회복지구호재정착부의 소에 아웅 사무차관은 "돌아온 난민들은 최소 1∼2개월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얀마 정부는 '국가 확인증'(NVC) 발급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난민을 맞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관영 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가 전했다.
NVC 카드는 정식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로힝야족에게 발급되는 증명서로, 재정착 난민의 신분증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임시 거처와 식량, 의류 배급 카드로도 쓰인다.
이런 미얀마 정부의 준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난민이 미얀마로 돌아와 원 거주지로 갈지는 미지수다.
유혈사태 와중에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미얀마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시민권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본국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경우도 허다하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는 그동안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정식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 취급을 받아온 로힝야족은 보건과 교육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했고 이동의 자유도 누리지 못했다.
유엔 기구들과 인권단체들은 미얀마가 추진 중인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로힝야족의 자발적인 본국행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보장 등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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