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술로 베트남 물 부족 해결"…하노이에 기술센터 설립
과기정통부 2018년 개도국 과학기술지원사업 추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올해 베트남 하노이에 빗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적정기술센터'가 구축된다. 한국과 베트남의 과학협력을 강화하는 '거점'으로, 센터는 2021년까지 운영된다. 센터에서 개발된 기술은 하노이 인근 주민의 물 부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2018년도 개도국 과학기술 지원 사업'(사업비 33억)이 시작된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 간의 과학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06년 이후 꾸준히 진행돼왔다.
올해는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연구책임자로 선정돼 적정기술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센터는 베트남 국립토목대에 설치되며, 국내 연구자 3∼5명이 파견돼 베트남 연구진과 함께 현지 주민의 생활용수 공급과 화장실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사업은 4년간 진행되며, 매년 5억 원씩 연구비 총 20억 원이 투입된다.
현재 하노이 인근 지역은 심각한 생활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게 한무영 교수의 설명이다.
하노이에서 배출되는 폐수로 마을 하천과 호수는 뿌옇게 오염됐고, 지하수 역시 비소 등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다.
상수도 보급률도 도시의 경우 61%, 인근 농촌 지역은 9%만 설치돼 있다.
이에 이곳 사람들은 생수를 사서 먹고 생활용수로 이용하는데, 이 생수 값이 소득의 8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한 교수는 이런 물 부족을 '빗물'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베트남에서는 예로부터 빗물을 식수로 이용해 빗물 이용에 대한 편견이 적은 편"이라며 "센터에서 빗물을 수자원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현지에 맞게 개발, 보급해주면 생활용수 공급에 물꼬를 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도시화로 하천이 오염돼 이런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이 기술이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2008∼2016년 베트남 국립토목대 연구진과 교류하며, 하노이 인근 마을에 10t짜리 빗물관리 시설을 여럿 구축해 이 지역에서 빗물이 생활용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올해 개도국 지원사업으로 베트남에서 우희철 부경대 교수팀은 해양바이오 에너지 연구를 현지 연구진과 함께 진행하고, 신상도 서울대 교수팀은 원격응급의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강준원 연세대 교수팀은 에티오피아의 수질관리 분석센터 설립을 지원하며, 홍윤철 서울대 교수팀은 네팔에서 지역민들의 심폐질환 위험요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임경수 서강대 교수팀은 캄보디아에서 과학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을 3년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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