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박주호·홍정호 제외…이적했다고 뽑을 순 없다"(종합)

입력 2018-01-15 17:23
신태용 감독 "박주호·홍정호 제외…이적했다고 뽑을 순 없다"(종합)

"터키 전지훈련에서 전력분석 코치 합류…일단 시험해 볼 예정"

"윤일록 차출하려 했지만, 새로운 팀 적응문제로 무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1월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24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과거 대표팀 핵심 멤버로 활동한 박주호(울산), 홍정호(전북)를 제외한 이유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선수단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를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에 관해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지만 1년 정도 실전 경기에서 뛰지 못했다"라며 "팀을 옮겼다고 대표팀에 바로 뽑을 순 없다. K리그 선수들과 경쟁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이름값으로 뽑을 수 없다"라며 "(앞으로도) 이적만으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 일문일답.



-- E-1챔피언십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선수들이 바뀌었는데.

▲ 본의 아니게 차출이 힘든 선수들을 빼고 새로운 선수들을 포함하게 됐다. 전지훈련에선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이 유연하게 전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최대한 많은 풀로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 손준호를 처음으로 발탁했다.

▲ 지난 시즌 K리그 도움 1위를 기록한 선수다. 이명주가 (경찰청에) 입대할 예정이라 대표팀에 뽑지 못했다. 손준호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

▲ 한 발 더 뛰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대표팀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E-1챔피언십에서 제외한 김영원이 눈에 띈다.

▲ 휴식을 취하면서 많이 안정됐을 것이다. 터키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보여줘야 월드컵 멤버로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3개국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어떤 의미인가.

▲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전지훈련 일정상 다른 팀들과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최소한 3경기를 치르게 해달라고 축구협회에 부탁했다. 우리도 베스트 멤버는 아니다. 점검하는 차원이다. 대표팀에 어떤 색을 입힐 것인지가 중요하다.

-- 윤일록 등 주요 선수들이 많이 낙마했는데.

▲ 사실 윤일록은 포함하려 했다. 그러나 갑자기 이적하게 됐다. 새 소속팀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요코하마에서) 요청이 오면서 차출하지 못했다. 정우영은 본인이 빗셀 고베 구단에 강력하게 차출을 요청했다. 이정협은 계속 봐왔던 선수다. 이번엔 다른 선수를 보고 싶었다.

-- 전지훈련 후 새로운 국내 선수가 합류할 여지는 있나.

▲ 문은 열려 있다. K리그는 3월에 시작한다. 코치진이 경기를 꼼꼼히 볼 것이다. 어느 순간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가 오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전력분석 코치를 뽑겠다고 했는데.

▲ 분석관은 감독 부임 후 강력하게 요청했던 부분이다. 러시아 평가전 당시 독일로 이동했었다. 분석관 후보자를 면접 보기 위해서였다. 만족했지만 영입이 잘되지 않아 빈손으로 돌아왔다. 최근 김판곤 위원장과 다시 이야기한 뒤 유럽 출장을 갔을 때 스페인에서 다시 한 번 면접을 봤다. 터키 전지훈련에 해당 코치 1명이 합류한다.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다. 마음에 들면 월드컵까지 갈 것이다. 마음에 안 들면 새로운 사람을 찾으려 한다. 김판곤 위원장과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 박주호, 홍정호가 K리그로 돌아왔지만 발탁하지 않았다.

▲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다. 그러나 1년 정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팀을 옮겼다고 해서 대표팀에 바로 발탁할 순 없다. K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뽑을 수 있다. 이름값, 이적만으로 뽑힐 수 있다는 생각은 사라져야 한다. 좋은 모습 보여줘야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도 따른다.



한편 대표팀은 김신욱(전북), 진성욱(제주·이상 공격수), 이근호(강원), 이재성, 이승기, 손준호(이상 전북), 정우영(빗셀고베), 김태환(상주), 이창민, 이찬동(이상 제주), 김승대(포항), 김성준(서울 입단 예정·이상 미드필더), 김영권(광저우), 장현수(FC도쿄), 김진수, 최철순, 김민재(이상 전북), 고요한(서울), 홍철, 윤영선(이상 상주), 정승현(사간도스·이상 수비수), 김동준(성남), 조현우(대구), 김승규(빗셀고베·이상 골키퍼)로 꾸려졌다.

지난해 12월 E-1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 멤버 중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권경원(텐진), 김민우, 염기훈(이상 수원), 이명주, 주세종(서울), 윤일록(요코하마), 이정협(부산)이 빠졌다.

대신 김승규, 김영권, 홍철, 이찬동, 손준호, 김태환, 이승기, 김승대 등 E-1챔피언십에 참가하지 않은 다수의 선수가 합류했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유럽파 선수들도 전원 제외됐다. 해당 시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유럽파 선수들을 소집하기 힘들다.

장현수는 소속팀 일정으로 30일 자메이카전 직후 조기 복귀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오는 22일 터키 안탈리아로 떠나 27일 몰도바, 30일 자메이카, 2월 3일 라트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호세 안토니오 그란데 수석코치와 전경준, 김남일, 차두리 코치, 김해운 골키퍼 코치, 하비에르 미냐노,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신태용 감독을 보좌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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