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산에서 길 잃은 50대, 소방·경찰 공조로 구조
위치 추적 어려워…112 신고 이력 조회해 1시간 40분 만에 구해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파 속 산에서 길을 잃은 50대가 충남 소방과 경찰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1시간 40분 만에 구조됐다.
15일 충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7시 42분께 소방본부 종합방재센터로 119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춥다. 구해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양승현 소방교가 위치를 물었지만 신고자는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소방본부가 위치 추적을 했지만 신고한 이의 휴대 전화가 접속 기지국까지만 추적이 가능한 기종이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공주시 이인면 용성리 기지국에 신고가 접수된 것을 확인하고 정확한 위치를 묻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더 걸었지만 이내 전원이 꺼져버렸다.
기지국 반경 5km 이내에서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식 수색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소방본부는 곧바로 전담팀을 꾸려 공주소방서 구조대와 의용소방대, 소방본부 광역기동단을 통해 신고자의 과거 신고 이력을 검색했다.
119에는 일치하는 전화번호가 없었고 충남경찰청에 112 신고 이력 조회를 요청한 결과 신고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충남경찰청 경찰이 A씨 집을 방문해 부인으로부터 A씨가 집에서 3∼4㎞ 떨어진 공주시 야산으로 나무를 심으러 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구조 인력을 출동시켜 오후 9시 25분께 A씨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 40분 만이었다.
발견 당시 A씨는 온몸을 떨고 있었으며, 입술이 퍼렇게 변하는 등 심각한 저체온증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공주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한파 특보가 발효된 상황이어서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소방, 경찰, 공주시, 의용소방대의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신고자를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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