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서 소치 악몽 지우려는 본·다카나시 '애타는 설원의 여제'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과 '나는 미녀새' 다카나시 사라(22·일본)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다.
두 선수 모두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본은 불의의 부상 때문에 소치 대회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고, 다카나시는 4위에 머물러 금메달은커녕 메달 획득에도 실패했다.
4년을 절치부심한 본과 다카나시는 2월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우승 전망은 밝지 않다.
본은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바드 클라인키르히하임에서 열린 2017-2018 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 활강 경기에서 1분 07초 03의 기록으로 출전 선수 47명 가운데 중위권인 27위에 머물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본은 활강과 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에 강한 선수다.
그러나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슈퍼대회전에서 9위에 그쳤고, 이날 활강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7-2018시즌 월드컵에 8차례 출전한 본은 지난해 12월 슈퍼대회전에서 한 차례 우승했지만 나머지 대회에서는 전날 9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 3월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이벤트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모두 우승한 '정선의 여인' 소피아 고지아(이탈리아)가 이날 활강 경기에서 1분 04초 00으로 1위를 차지했다.
본과는 3초 이상 차이를 벌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고지아에 이어 페데리카 브리노네가 1분 05초 10으로 2위, 나디아 판치니가 1분 05초 45로 3위에 오르는 등 이탈리아 선수들이 3위까지 휩쓸었다.
본은 이번 대회 코스 상태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너무 준비가 엉망이라 마치 로데오를 하는 기분이었다"고 비판했다.
다카나시 역시 14일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7-2018 FIS 스키점핑 월드컵 여자 노멀힐 개인전에서 231.4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전날 열린 노멀힐 경기에서 3위를 차지한 다카나시는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을 노렸으나 3위, 2위의 성적에 만족하게 됐다.
다카나시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 7번 출전, 단체전에서 한 번 정상에 오른 것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개인전에는 6차례 나와 준우승 한 번에 3위 3번, 4위 2번으로 시상대 맨 위에는 서지 못했다.
월드컵 통산 53승을 기록 중인 다카나시는 1승을 더하면 남자부 그레거 쉴렌자우어(오스트리아)와 나눠 가진 월드컵 스키점프 최다 우승 기록(53승)을 깨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6차례 월드컵 개인전에서 마렌 룬드비(노르웨이)와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가 3승씩 기록, 다카나시는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14일 시즌 최고 성적인 2위를 차지했으나 우승자 룬드비의 251.6점과 20점 이상 차이가 난 다카나시는 "점프하는 순간에 문제가 있다"며 "홈 팬들의 응원을 기억하며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카나시의 최근 월드컵 우승은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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