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소굴이 관광 명소로?…'샘플B·멜도니움 칵테일 눈길'
러시아 선수들 도핑 이뤄진 소치 실험실, 레스토랑으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러시아 소치 도핑 실험실에서 도핑 샘플을 마신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벌어진 조직적 도핑(금지약물 복용) 스캔들의 '소굴'로 알려진 러시아 소치 도핑 실험실 건물이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샘플B', '멜도니움'이라는 이름의 칵테일을 팔고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독특한 이름의 칵테일에는 스테로이드 성분 대신 알코올만 포함됐다.
AP 통신은 15일(한국시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중심이 됐던 건물이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라며 "레스토랑은 소치 도핑 실험실의 악명을 활용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고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모스크바 실험실 소장을 지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를 통해 '공작부인'(Duchess)이라는 이름의 스테로이드 칵테일을 개발했다.
스테로이드가 물보다 알코올에 더 잘 용해된다는 점을 활용해 로드첸코프 박사는 남자 선수에겐 시바스 위스키에, 여자 선수에겐 베르무트에 섞어서 '알코올 도핑 칵테일'을 제공했다.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 소치 도핑 실험실이 있던 건물은 레스토랑으로 바뀌었고, 이 레스토랑은 이 건물의 악명을 활용해 '샘플B', '멜도니움'이라는 칵테일을 선보였다.
샘플B는 선수가 처음 제출한 도핑 샘플에 이상이 발견됐을 때 최종적으로 위법 여부를 밝히는 샘플이다. 이 식당은 테킬라, 삼부카, 핫소스를 섞어 '샘플B'라는 칵테일을 만들었다.
멜도니움은 러시아의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가 2016년 양성반응을 일으켜서 출전금지를 당했던 약물로 이 식당에서는 압생트에 레드불을 섞은 칵테일로 변신했다.
식당 관계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건물이 가진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이런 칵테일을 선보였다"라고 밝혔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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