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천500득점 돌파 박철우 '5천 득점을 향하여'

입력 2018-01-14 17:17
통산 4천500득점 돌파 박철우 '5천 득점을 향하여'

"대기록 영광스러워…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뛸 예정"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현역 때 '갈색폭격기'로 국내외 배구 코트를 점령한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주포 박철우(33)의 통산 4천500득점 돌파를 두고 "오래 뛰면 다 하는 것 아니냐"고 웃어 보였다.

그러나 곧 표정을 바꾼 뒤 신 감독은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오늘처럼 해준 것을 보면 (박철우가) 좋은 선수라는 생각을 한다. 기특하다"고 고마움을 건넸다.

박철우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방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0-2로 끌려가던 3세트부터 미사일 서브를 꽂아 우리카드 리시브를 흔들었고, 그 사이 팀 동료 타이스 덜 호스트(32점)와 불꽃 타를 잇달아 퍼부어 대역전승을 진두지휘했다.

신 감독의 말마따나 박철우의 서브가 꽂히면서 삼성화재 대역전승의 막이 올랐다.

이날 21득점 한 박철우는 통산 득점을 4천505점으로 늘렸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남자 선수 중에선 최초로 통산 4천500득점 고지를 돌파했다.

여자 선수를 합쳐도 황연주(현대건설·5천110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프로 원년 123점으로 출발한 박철우의 득점 기록은 2009-2010시즌 때 592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세 시즌 연속 400점 이상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 4라운드까지 412점을 올리며 8년 만에 최다 득점을 바라보고 있다.

박철우는 경기 후 쉰 목소리로 "기록 달성을 몰랐다"면서 "별다른 느낌은 없고 5천 득점이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선수라면 대기록을 영광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막상 몇 점을 올렸다는 것보다는 앞으로 안 다치고 꾸준하게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철우는 시즌 중 양쪽 발목을 다쳐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한다. 오른쪽 발목엔 테이프를 감고 뛴다.

박철우는 "이렇게 다친 적이 없었다"면서 "착지하면서 발목이 돌아간 탓인데 아마도 공격할 때 누워서 볼을 때리는 특이한 자세 때문인 것 같다"고 가볍게 미소를 보였다.

신 감독은 "센터 김규민, 레프트 류윤식, 세터 황동일(이상 무릎)은 원래 있던 통증을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하는 데 반해 박철우는 시즌 중 발목을 다친 경우라 다르다"면서 "박철우의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박철우는 "4라운드까지 2위의 팀 성적에 만족하고 5∼6라운드에 중요한 경기가 있는 만큼 준비를 더욱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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