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리카그룹 "트럼프 '거지소굴' 철회하고 사과하라"
긴급회의 열어 만장일치로 결의안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유엔 주재 아프리카 각국 대사들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지소굴' 발언을 규탄하며 사과를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프리카 54개국 유엔 주재 대사들로 구성된 아프리카그룹은 성명을 통해 "미 대통령의 충격적이고, 인종차별적 외국인 혐오 발언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밝혔다.
이 그룹은 "미 정부가 아프리카 대륙과 사람들의 피부색을 깎아내리는 경향이 계속 이어지고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그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선 각계각층의 미국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긴급회의를 개최, 4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범아프리카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보츠와나와 세네갈은 각각 자국 주재 미 대사를 초치해 불만을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민주 의원 6명과 만나 이민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아이티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트위터에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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