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지분분쟁 패소 확정…히어로즈 "달라진 것 없다"(종합)

입력 2018-01-13 18:24
수정 2018-01-13 20:55
이장석 지분분쟁 패소 확정…히어로즈 "달라진 것 없다"(종합)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창단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법원은 13일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와 재미동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의 지분분쟁에서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홍 회장에게 구단 지분 40%인 16만4천주를 양도해야 한다. 자칫 구단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위기다.

2008년 이 대표는 현대 유니콘스 인수 과정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낼 가입금(120억원)이 부족하자 홍 회장에게 투자를 제의했다.

이후 홍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갈등은 이 자금의 성격이 단순 대여금이냐, 지분 양도를 전제로 한 투자금이냐를 놓고서 불거졌다.

이 대표는 '단순 대여금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홍 회장은 '지분 40%를 받는 조건으로 투자했다'고 맞섰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서울 히어로즈 측이 제기한 홍 회장의 주주 지위 부인 중재 신청을 각하하고 "홍 회장에게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6만4천주를 양도하라"고 판정했다.

이 대표는 이에 불복해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홍 회장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이제 이 대표는 구단 지분을 홍 회장에게 넘겨줘야 한다.

2016년 서울 히어로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분의 67.56%인 27만7천주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박지환씨가 10만주(24.39%), 조태룡 전 단장(현 강원FC 대표)이 2만주(4.88%), 남궁종환 부사장이 1만3천주(3.17%)를 갖고 있다.

이 대표가 경영권 방어에 실패하면 홍 회장이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홍 회장이 구단을 새롭게 이끌거나, 구단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히어로즈 측 법률 대리인은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히어로즈의 담당 변호사인 법무법인 동안의 임상수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의 의미는 서울 히어로즈가 주식 양도 대신 손해배상액 지급으로 이 사건을 해결하려 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히어로즈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그래서 지분을 양도하려면 신주를 발행하거나 구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사서 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상당히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사실상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이 나왔을 때의 상황에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며 "그래서 구단 내부 분위기도 아무 미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로 상황이 정리된 것도 아니다. 이 대표는 현재 형사소송에 걸려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6일 결심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이 대표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상황은 이 대표의 경영권을 뒤흔드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서울 히어로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 2013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면서 안겨준 이적료 덕분이긴 하지만 2016년에는 창단 처음으로 흑자(190억원)를 내기도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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