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리아내 러 기지 공격, 러·이란·터키 공조 훼손 시도"

입력 2018-01-12 17:07
푸틴 "시리아내 러 기지 공격, 러·이란·터키 공조 훼손 시도"

"누가 도발 주문했는지 잘 알아"…드론 공격 배후로 미국 암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말 발생한 시리아 내 러시아군 기지 드론 공격에 대해 시리아 평화협상을 주도하는 러시아와 파트너국 간 관계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국 신문사 및 통신사 대표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시리아 내 러시아 기지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도발자가 누구였는지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도발 대가로 누구에게 얼마를 지불했는지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지 공격은 아주 잘 준비된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 드론이 발진했는지와 드론 숫자 등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기지 공격은 러시아와 터키·이란 등 파트너 국가 간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 내 터키군 통제 지역에서 드론이 발사됐음을 근거로 터키가 이번 공격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일부 언론 관측에 대해 "터키는 시리아 내 러시아 기지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국가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푸틴의 발언은 러시아 기지 공격의 배후로 미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반군을 지원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축출을 추구했던 미국이 정부군 편에서 시리아 내전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와 시리아 휴전 및 평화 협상에서 러시아와 공조하고 있는 이란, 터키 등의 단합을 깨트리기 위해 미국이 시리아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배후 조종했다는 분석에 근거한 추론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가 임대해 사용하는 시리아 북서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와 서부 타르투스 해군기지가 지난 6일 새벽 현지 반군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성공적으로 격퇴했다고 8일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기지 피격 직후 미국이 장비와 기술을 지원하면서 반군의 드론 공격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는 드론은 반군이 무기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자국의 개입을 부인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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