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공천 '밀당' 끝냈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서 시종일관 화기애애…계단서 손잡고 귓속말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 공천을 둘러싼 홍준표 대표와 박완수(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간 '밀당'이 끝났을까.
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홍 대표는 이달 초 "개인적으로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면 전략공천을 하겠다"며 "경남지사를 할 때 극렬하게 대립하며 두 번이나 경선했던 사람도 불러 '경남지사로 뛰어달라, 당신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창원시장 출신으로 경남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두번이나 맞붙었던 박 의원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홍 대표가 공개적으로 박 의원에 대해 전략공천을 시사했음에도 박 의원은 선뜻 수락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 의원은 최근까지도 "지금은 어려운 시기여서 제대로 된 후보를 내야 한다"면서 "중앙정치한 지 1년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도지사를 하려는 것은 어렵다. 국회의원 본분에 충실하겠다"고 말해 경남지사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마치 홍 대표와 경남지사 출마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이날 인사회에서 만난 박 의원의 태도는 조금 달라 보였다.
경남지사 출마를 거절하는 듯한 인상을 줬던 그가 이날은 "(경남지사 출마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홍 대표가 지난해 말 여러 의원이 모인 자리에서 경남도를 위해 출마하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되물어 경남지사 출마 카드를 받아들일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러한 심경 변화 때문인지 이날 인사회 때 박 의원을 대하는 홍 대표 표정도 사뭇 달랐다.
시루떡 절단행사 때는 홍 대표 바로 옆에 박 의원이 섰다.
두 사람은 행사 중간에 귓속말을 하면서 웃어 보이는 모습까지 보여 그동안의 불편했던 관계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단상을 내려오면서 두 사람은 어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박 의원에게 "열심히 하라"고 귓속말을 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이날 신년사 중 "제 고향에 와서 지낸 4년 4개월 동안 경남도지사 관사를 새로 지었다. 조그마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지었다"며 "그 관사에서 제가 대통령 후보도 해봤고 야당 대표도 했다. 그 관사 터가 좋기 때문에 절대 안 뺏긴다"고 말해 경남지사 선거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의지를 에둘러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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