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벌룬' 원료 아산화질소 판매사범에 유죄 판결

입력 2018-01-13 05:18
'해피벌룬' 원료 아산화질소 판매사범에 유죄 판결

환각물질 지정 후 처음…부산지법 "징역형 유예하되 보호관찰"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인체 흡입 시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일명 '해피벌룬'(마약풍선)의 원료 아산화질소가 담긴 캡슐을 대량으로 판매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정부가 흡입 목적의 아산화질소 유통을 전면 금지한 이후 판매 사범이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장기석 판사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6) 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장 판사는 재범 가능성이 있다며 A 씨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충남 천안시의 한 모텔 투숙객에게 퀵서비스로 아산화질소 캡슐 50개를 7만 원을 받고 판매하는 등 9월 22일까지 모두 29차례에 걸쳐 아산화질소 3천300개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지인의 집에서 소형 흡입기로 아산화질소를 풍선에 주입한 뒤 들이마신 혐의도 받는다.

장 판사는 "A 씨가 수익 목적으로 아산화질소를 판매해 환각 물질 흡입을 조장하고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다만 범죄전력이 없고 법정에서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산화질소 판매 기간, 판매 수량, 범행 후 정황 등을 볼 때 재범 우려가 있어 보호관찰을 명령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유흥주점과 대학가 등에서 해피벌룬이 파티용 환각제로 유행처럼 번지자 정부는 법을 개정해 아산화질소를 환각 물질로 지정하고 흡입하거나 흡입 목적으로 소지, 판매,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산화질소는 의료용 보조 마취제, 휘핑크림 제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마취나 환각 효과가 있으며 무분별하게 흡입하면 방향감각 상실, 질식을 유발하거나 치명적인 뇌 손상을 야기해 사망할 수 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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