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가짜 영웅 나일심·박중령을 지켜라

입력 2018-01-12 10:49
수정 2018-01-12 11:14
[아동신간] 가짜 영웅 나일심·박중령을 지켜라

마고할미네 가마솥·학교가 사라진 날·딜쿠샤의 추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가짜 영웅 나일심 = 이은재 작가의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동화다.

자신이 거짓된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인식조차 못 한 채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 속에서 사는 증상인 '리플리 증후군'을 동화로 풀어냈다.

남부러울 것 없던 사립학교 모범생 나일심은 아빠의 사업이 실패해 모든 걸 잃고 다세대주택 반지하로 이사 온다. 일심은 현실을 부정하며 구질구질한 가난 체험이 끝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거라 믿는다. 새 학교에서 만나게 된 지적장애아 친구를 도와준 것을 계기로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며 허상을 키운다. 그러나 결국 허상은 깨지고, 달아나고 싶던 현실과 마주한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손을 내밀어 주고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박재현 그림. 좋은책어린이. 192쪽. 1만원.



▲ 박중령을 지켜라 = 김현욱 작가의 동화집이다.

아이들의 삶 속에서 이타심이 무엇인지, 이웃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편 동화들을 묶었다.

단수로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 물을 떠다 주는 이야기, 실직 위기에 처한 할아버지를 구하려는 노력 등이 서정적이고 따뜻한 동화로 펼쳐진다.

정은선 그림. 뜨인돌어린이. 168쪽. 1만2천원.





▲ 마고할미네 가마솥 = 김기정 작가가 이야기를 쓰고 우지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동화책이다.

악은 벌을 받고 정의는 승리하기를 바라는 약자들의 소망을 흥미진진한 동화로 풀어냈다.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고아가 된 유진·교진 남매가 저명한 자선사업가 도기 씨 부부의 양자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아이들을 굶기고 때리다 돈을 받고 외국으로 팔아넘기려 한다. 그때 수상한 난쟁이 아저씨가 나타나 "마고할미의 손주들을 찾아왔다"며 남매의 탈출을 돕는다.

평범하고 따뜻한 마고할미는 남매를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데, 악랄한 도기 씨 부부가 다시 남매를 찾아온다. 돈과 권력, 명예를 지닌 강자와 노년의 여성, 고아들인 약자 간의 한판 싸움이 벌어진다.

이마주. 88쪽. 9천800원.



▲ 학교가 사라진 날 = 고정욱 작가의 새 장편 동화다.

인공지능이 발달해 애써 새로운 지식을 외우거나 복잡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진 세상에서 학교는 쓸모가 없어져 사라진다. 그러나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삶 자체를 계획하고 조종하려 든다. 주인공 '상진'은 용기와 지혜를 발휘해 거대한 인공지능 시스템에 맞선다.

허구 그림. 한솔수북. 120쪽. 9천500원.





▲ 딜쿠샤의 추억 = 서울 종로구 행촌동 1번지에 있는 문화재 '딜쿠샤'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책이다.

딜쿠샤는 3·1 독립선언서와 제암리 학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부부가 1923년부터 1942년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거주한 곳이다. 일본강점기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크고 테일러 부부의 삶이 의미가 큰데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딜쿠샤를 화자로 내세워 1923년부터 지금까지 약 100년 동안 서울을 관찰한 모습을 들려준다. 딜쿠샤를 TV 다큐멘터리로 수차례 다룬 김세미 작가와 이미진 PD가 글을 썼고, 젊은 화가 전현선이 그림을 그렸다.

찰리북. 56쪽. 1만3천800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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