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핵미사일 장교 17명 "트럼프 핵사용 권한 제한해야"

입력 2018-01-12 05:32
전직 핵미사일 장교 17명 "트럼프 핵사용 권한 제한해야"

미 의회에 공개 요청 "바보같은 통수권자의 감정기복 인질될 수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전직 핵미사일 장교 17명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사용 권한을 제한해줄 것을 미 의회에 요청했다.

핵무기의 점진적 감축을 통해 궁극적으로 완전한 폐기를 주장하는 국제협력단체인 '글로벌 제로'(Global Zero) 소속 17명의 전직 장교들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와 미국은 성미가 급하고 바보 같은 통수권자의 감정 기복의 인질이 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며 "어떤 한 사람도, 특히 도널드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을 파괴할 절대적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 레토릭(수사)은 미국을 북한과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며 "더 나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 위협이 통하고 있다는 믿음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공화·민주당이 합심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 사용 권한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이러한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트위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단추가 책상 위에 있다'는 발언에 대해 "나는 더 크고 더 강력한 핵버튼이 있다.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대응한 데 따른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이어 이들은 "2016년 대선 막바지에 우리는 미국 핵무기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가진 군 통수권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강한 경고음을 냈다"며 "트럼프 취임 1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목청을 돋워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엄중한 대통령 책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공부할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그 대신 국제정치와 외교에 대한 무지를 지속해서 드러내고 핵사용을 위협하곤 했다"며 "이 대통령의 현실은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고 강조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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