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학기술상 수상자로 본 중국 지향점…'군사·의료·식량'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군사 굴기(堀起)'를 지향하는 나라답게 중국 과학기술 정책의 가장 큰 초점은 군사 부문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이달 8일 시상한 '2017년 국가과학기술상' 수상자를 분석한 결과 271명의 수상자 중 군사부문 연구자가 무려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최고의 영예인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은 중국의 '화약왕'으로 불리는 왕쩌산(王澤山·82) 난징이공대 교수가 받았다.
군사전문가들은 왕 교수가 대만해협이나 인도 접경 티베트고원 등 분쟁지역에서 인민해방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탄약과 탄도학 부문의 군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군사 부문과 함께 중국 지도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료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 연구자들은 170명의 '국가과학기술진보상' 수상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왕 교수와 함께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을 공동 수상한 과학자도 바로 호우윈더(侯云德·88)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바이러스예방통제소 원사였다.
호우 교수는 조류 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백신 개발과 예방체계 확립 등에 평생을 바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원을 의료 분야에 투자한 데다, 해외 제약회사나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연구하던 중국인 과학자들이 속속 귀국하면서 중국의 의료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인의 주식인 쌀의 생산량 증대와 품종 개량에 평생을 바친 리지아양(李家洋) 중국농업과학원 원장은 '국가자연과학상'을 받아 중국 정부가 식량 증산에도 큰 관심을 보임을 드러냈다.
칭화(淸華)대 량정 교수는 "국가과학기술상 수상자 명단을 보면 중국 최고 지도부가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수상자 명단은 과거의 성취뿐 아니라 미래의 지향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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