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최후의 만찬' 파리 리츠호텔에 도끼 든 떼강도

입력 2018-01-11 15:06
수정 2018-01-11 16:26
'다이애나 최후의 만찬' 파리 리츠호텔에 도끼 든 떼강도

복면5인조, 58억원어치 보석 털어… 경찰, 테이저로 3명 체포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프랑스 수도 파리에 있는 최고급 호텔에 10일(현지시간) 복면을 한 떼강도가 들이닥쳐 450만 유로(약 57억6천만원) 상당의 보석을 챙겨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목격자와 경찰의 말을 인용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발생했다.

도끼와 칼을 든 남자 5명이 복면을 한 채 파리 중심에 있는 리츠호텔에 들이닥쳤다.

[로이터 제공]

이들은 도끼로 호텔 안 진열장 유리를 마구 깨 안에 있던 보석을 가방에 담은 뒤 곧바로 달아났다.

이 같은 광경이 벌어지자 호텔 바에 있던 손님들이 겁에 질렸고, 직원은 "바닥에 엎드리라"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일부는 부엌으로, 일부는 지하로 몸을 피했다.

프랑스 작가 프레데리크 베이그베데르도 바에서 술을 마시다 지하로 대피했다.

호텔 밖으로 달아나던 떼강도 가운데 3명은 출동한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사건 현장 주변에서 붙잡혔다.

현지 신문 르파리지앵은 이들이 경찰에 잘 알려진 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 총성이 호텔 안팎에서 크게 들렸고, 놀란 행인들이 호텔 안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목격자들은 "적어도 10차례 이상 총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호텔 직원은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호텔 직원 1명이 부상했다고 말하는 호텔 손님들도 있었지만, 프랑스 경찰은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의자들 가운데 2명은 호텔 뒷문으로 탈출해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한 경찰관은 "도난당한 보석의 정확한 가치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수백만 유로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제라르 콜롱 프랑스 내무장관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을 칭찬했다.

콜롱 장관은 트위터에서 "리츠호텔 무장 떼강도 가운데 3명이 이미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그들은 신속한 대응과 프로정신으로 경찰의 자부심을 높였다.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파리 중심가 방돔 광장에 있는 리츠호텔은 억만장자 이집트 사업가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소유하고 있다. 이곳은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빈이 1997년 8월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지기 직전 그녀의 애인이자 알 파예드의 아들인 도디와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최근 파리에서 발생한 가장 유명한 보석 절도사건은 2016년 10월에 있었다. 무장한 떼강도가 미국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 웨스트가 머물고 있던 고급 레지던스를 덮쳐 900만 유로(약 115억원) 상당의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가 지난해 1월 붙잡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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