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품격' 손시헌 "후계자 만들고, 지지 않을 것"

입력 2018-01-11 14:22
'베테랑 품격' 손시헌 "후계자 만들고, 지지 않을 것"

"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전수할 것"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 '캡틴' 손시헌(38)이 리빌딩을 추구하는 팀의 최고참 역할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줬다.

자신의 뒤를 이을 주전 유격수를 반드시 키우면서도, 후배들과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는 각오 다지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손시헌은 지난달 NC와 2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년이라는 기간은 손시헌에게 각별하다.

NC의 2018년 신년회가 열린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손시헌은 "기분 좋게 계약했다. (계약 기간을) 더 길게 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팀이 저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준 느낌이었다"고 뒤늦은 FA 소감을 말했다.

이어 "2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팀에 필요하다면 끝까지 뛰어보겠지만, 선수 생활을 마치더라도 제 자리의 후계자를 만드는 것도 숙제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손시헌은 두산 베어스에서 뛰다가 2014년 FA로 NC로 팀을 옮긴 이후 줄곧 NC의 유격수 자리를 지켰다. 지금도 여전히 NC 내야의 핵심이다.

손시헌은 "(후계자를) 잘 만들면, 잘 맡기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난히 베테랑 야구 선수들에게 칼바람이 부는 비시즌이지만, 손시헌은 등 떠밀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는 "저의 모든 부분을 공유할 준비는 돼 있다.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더 나누고 공감하는 선배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영준 단장과 대화하다가 유격수 후계자 걱정이 나오자 손시헌은 '선수 생활이 끝나기 전에 꼭 후계자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지도자로서의 제2 인생 계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시헌도 그런 부분을 인정했다. 프로가 되기 전부터 주변에서 선수보다는 지도자로서 자질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도자 등 향후 계획은 아직 선수 생활이 남았으니 세우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잘하든 못하든 제 경험과 아는 것을 전수하는 것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다고 남은 선수 생활을 후배 위주로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손시헌은 당당하게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는 "유격수로 밀어줄 선수가 많기는 하지만, 저도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손시헌은 "저도 아직도 배우고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후배가 치고 올라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손시헌은 유격수뿐 아니라 전체 선수단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

그는 주장으로서 "개인보다 팀을 위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최고참이라는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위에서 당기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밀어주도록 하는 고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 선수들의 성장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책임감 넘치는 소망을 드러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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