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 제주행 비행기 끊기자 김포공항 인산인해

입력 2018-01-11 11:37
수정 2018-01-11 16:39
'눈 폭탄' 제주행 비행기 끊기자 김포공항 인산인해



잇단 결항에 승객들 발 동동…"안내문자 못받아" 항의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예나 기자 = 11일 폭설로 제주공항이 한때 활주로가 폐쇄되는 등 운항 차질을 빚자 김포공항에도 제주행 승객들이 발이 묶이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제주로 겨울 여행을 떠나려던 승객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날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 2층은 제주행 비행기를 취소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각 항공사 카운터 앞은 한 손에 여객기 티켓을 쥔 손님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초·중·고등학생이 방학인 데다 새해 휴가를 이용해 제주로 떠나려던 승객들 표정은 어두웠다. 곳곳에서 "어떻게 해야 해?", "이게 뭐냐"며 푸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날 7시 55분 비행기로 제주까지 갔다가 2시간을 기다린 채 회항했다는 박 모(39·여) 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과 단둘이 여행하려 했는데 숙소·렌터카를 취소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친구 4명과 함께 '우정 여행'을 계획했던 윤모(46·여) 씨와 문 모(46·여) 씨 역시 예약을 바꾸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수속 카운터에 결항 확인서를 받고 다른 여행지와 교통편을 알아봤다.

윤 씨는 "오랜만에 같이 여행하려고 했는데 엉망이 됐다. 오후 1시까지 비행기가 안 뜬다는데 어쩔 수 없이 KTX를 알아보고 부산이라도 갈까 싶어 지금 확인하는 중"이라며 초조한 듯 연신 휴대전화를 만졌다.



항공사 직원들은 "오후 1시까지 제주행 비행기가 결항됐습니다", "취소 원하시는 손님 말씀해주세요", "단체 손님은 카운터로 와주십시오"라고 안내했지만, 혼잡은 해소되지 않았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0E414BA160001C383_P2.jpeg' id='PCM20180111005283044' title='폭설에 발묶인 공항 (PG)' caption='[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합성사진' />

한 승객이 "미리 결항이 됐다고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자 한 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비행기 티켓 문자는 주면서 결항 안내는 안 해주냐"는 항의도 이어졌다.

업무를 위해 11시 비행기를 예약했다는 서 모(53) 씨는 "어제부터 제주 상황이 안 좋았으면 미리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3층 출국장 앞 카운터에는 제주행 항공편마다 '결항'이라는 빨간 글씨가 떴다. 여행을 포기했음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혹시라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다리는 승객도 많았다.

아내와 함께 커플 배낭을 메고 있던 한 중년 남성이 "12시까지는 결항이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말하자, 아내는 "언제까지 기다리느냐. 안 된다"며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많은 눈이 내린 제주공항은 활주로 제설 작업을 위해 오전 8시 33분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당초 운항 중단은 오전 9시 45분까지였으나 오전 11시까지 연장됐다.

김포공항은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제주·광주로 향하는 국내선 10편이 결항했고, 제주로 출발했던 비행기 5편은 착륙하지 못한 채 대기하다 김포공항으로 돌아왔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일부 개방됐고 시정상황이 호전돼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를 비롯한 전라 서해안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져 있어 항공기 운항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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