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미국대사대리 초치…"시리아 쿠르드민병대 훈련지원 항의"(종합)
외교장관 "미국, 실책 바로잡지 않으면 관계 더 악화" 인터뷰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정책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는 터키가 미국대사대리를 초치했다.
터키 외교부가 10일(현지시간) 앙카라 주재 미국대사대리 필립 코스네트를 불러 최근 시리아 상황에 관해 항의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외교소식통은 "시리아에서 미군이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에 무장·훈련 지원을 하는 데 대해 우려를 미국대사대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을 이끈 미국은 시리아에서 지상 병력으로 YPG를 앞세웠다.
국경의 쿠르드 분리주의를 최대 안보위협으로 보는 터키는 미국이 시리아에서 쿠르드계 민병대와 협력하는 데 줄곧 강하게 반발했다.
터키는 YPG를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연계된 테러조직으로 분류한다.
미국은 "YPG는 시리아 IS 격퇴전의 가장 효과적인 전력"이라며 터키의 끈질긴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터키는 IS 격퇴전이 마무리되면 미국이 YPG와 협력을 중단하리라 기대했다.
작년 11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YPG에 무장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S 격퇴전이 막바지에 도달했는데도 미국이 YPG와 협력을 끊기는커녕 훈련 지원을 한다는 보도에 이날 미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를 전달한 것이라고 터키 언론은 분석했다.
앞서 이날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나돌루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YPG 무장 지원과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 지연을 강한 어조로 거듭 비판했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2016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인사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미국이 실책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양국관계를 더 심하게 손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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