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세제혜택·금융지원으로 시장 키운다

입력 2018-01-11 10:00
[코스닥 활성화] 세제혜택·금융지원으로 시장 키운다

"자본시장 성장사다리 강화·혁신적인 모험자본 육성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정부가 11일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은 코스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와 중소·벤처기업의 세제혜택 및 금융지원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또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 기회를 넓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이를 통해 '비상장→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자본시장 성장 사다리 체계를 강화하고, 혁신적인 모험자본 플레이어를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관투자자의 코스닥시장 참여 확대 유도

우선 국내 연기금이 현·선물 간 차익거래 목적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매도할 경우 현행 0.3%인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국민 노후자금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3천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조성해 코스닥 시가총액 하위 50%에 해당하거나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낮은 저평가 코스닥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펀드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같은 증권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1천500억원을 출자하고 여기에 민간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코스닥시장을 반영한 벤치마크 지수도 새로 개발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종합한 대표 통합지수와 코스피·코스닥 중소형주 지수를 각각 2월과 6월 개발할 예정이다.

통합지수의 경우 일본의 JPX 닛케이 지수 400을 모델로 삼아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우량주 위주로 구성한다. 코스닥 종목의 편입 비중은 23%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 같은 현재 거래소 지수가 놓치고 있는 코스닥시장 종목들이 신규 지수에는 반영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또한 자금운용 규모가 18조원대인 연기금 투자풀(기획재정부 운용)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연구용역을 추진,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편중된 투자 구조를 주식과 대체 투자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도록 유인할 방침이다.

기금운용평가 항목 중 운용상품 집중도 배점을 확대하는 등 기금운용평가 지침도 개선한다.

개인투자자에게 소득공제 혜택(투자금의 10%)을 주는 벤처기업투자신탁의 활성화를 위해 투자 비중을 기존 벤처기업의 기존 신주 50%에서 신주 15% 또는 신주·구주 합쳐 35%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기관과 해외 투자자에게 코스닥 투자 유인을 제공하고 코스닥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코스닥 상장 요건 개편 및 코스닥 기업 세액공제 확대

테슬라 요건을 확대해 혁신기업의 코스닥 상장 기회를 확대한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기업도 혁신 기술력이 있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도입한 '이익 미실현 기업의 특례상장 요건'이지만, 그간 코스닥 상장 요건이 기업의 수익성 중심으로 구성돼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해 도입 이후 테슬라 요건을 적용한 기업은 현재까지 '카페24' 한 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계속사업 이익 및 자본잠식 요건 등 시장 진입에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세전이익·시가총액·자기자본만 충족해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단독상장 요건도 신설한다.

정부는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 비상장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약 2천800개 기업이 잠재적 상장 대상으로 새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 주관사의 풋백옵션 의무도 일부 예외를 둔다.

이익 미실현 기업 상장 시 상장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일반 투자자의 손실을 떠안는 풋백옵션 의무 때문에 테슬라 요건을 적용한 상장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활성화 방안으로 최근 3년 내 이익 미실현 기업을 특례 상장한 후 풋백옵션을 부담하지 않은 우수 주관사나 코넥스시장에서 최근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1천 주 이상, 거래형성률 80% 이상인 기업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경우 풋백옵션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신성장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지원 대상도 기존 중소기업에서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세액공제율 역시 기존 30%에서 40%로 커졌다.

코스닥 상장 기업 중 기술·사업성이 우수한 기술특례 상장기업(상장 3년 내)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가 허용된다.



◇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및 신뢰성 강화

부실기업의 조기 적발 및 퇴출을 위해 실질심사 대상을 확대한다.

실질심사 대상 요건을 감사의견이 비적정에서 적정으로 변경됐거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관련해 2회 연속 한정의견을 받은 경우 등으로 확대하도록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최대 주주의 보호예수 의무도 강화한다.

최대 주주가 자발적 보호예수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투자주의 환기종목 및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제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상장 주선인이 상장심사 청구일 전 6월 이내에 취득한 지분에 대해서도 상장 후 1∼6개월간 보호예수 의무가 부과된다.

더불어 코스닥 기업에 대한 분석보고서 등 투자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이 기업정보 활성화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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