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엔 어떤 北예술단이 올까…모란봉악단 1순위 거론

입력 2018-01-10 19:00
평창엔 어떤 北예술단이 올까…모란봉악단 1순위 거론

여러 예술단서 차출해 구성할 수도…패럴림픽엔 장애인 예술단 파견할 듯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남북이 9일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예술단 등의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을 합의하면서 어떤 예술단들이 평창을 방문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2년 북한은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끼던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평양예술단 소속 가수와 무용배우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파견했다.

이런 전례로 미뤄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관심을 쏟는 이번 평창 올림픽 방남단에 '친솔(親率)악단'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직접 이름까지 지어준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창단 기념 시범공연 무대에 미국 영화 '록키'의 주제곡과 미국 애니메이션 삽입곡 등을 올리는 등 데뷔 초기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가수 현송월이 단장을 맡은 모란봉악단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여가수와 여성 연주자들로 구성된 북한판 '걸그룹'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2015년 12월 중국 공연 때는 본 공연에 앞서 암표가 거래될 정도였다.

북한은 2002년 8·15 서울 공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평창에 파견하는 예술단을 여러 악단에서 선발한 예술인들로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모란봉악단과 함께 북한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했던 왕재산예술단과 공훈국가합창단 등의 방남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로 화려한 무용과 경쾌한 연주 등을 무대에 올리는 왕재산예술단의 전신은 김정일 위원장이 1983년에 직접 창단한 왕재산경음악단으로, 이 음악단 소속 무용수들은 파격적인 서구식 패션과 현란한 안무로 우리 국민에게도 이미 잘 알려졌다.

공훈국가합창단은 수십 명의 남성 가수로 구성됐으며 김정일 체제에 이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도 중요한 예술단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외에 북한이 만수대예술단과 같은 전통적인 악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있고, 2000년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의 서울 공연 때처럼 청소년들로 구성된 예술단을 보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2월 평양에서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국립교향악단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김정일 위원장이 '나의 악단'이라고 불렀던 국립교향악단은 북한 내에서 유학파가 가장 많은 예술단이기도 하다. 클래식 명곡도 자주 무대에 올리는 만큼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남쪽 교향악단과 협연도 예상해볼 수 있다.

북한 예술단이 방남하는 것은 1985년 남북 예술단 교환 방문이 처음이며, 민간 차원에서 추진한 북한 예술단의 남한 공연은 1990년 12월 평양민족음악단의 서울 공연 때가 처음이다.

한편 북한이 공동보도문에서 '장애자 올림픽경기대회'로 명시하며 동계 패럴림픽대회를 거론한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 들어 내세우는 장애인 예술단을 공식 예술단과 함께 보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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