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 금지' 어린이 훈육 두고 웨일스 열띤 논쟁

입력 2018-01-10 17:14
'찰싹 금지' 어린이 훈육 두고 웨일스 열띤 논쟁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자식의 볼기를 때리는 것은 가정교육의 일환일까, 아동폭력일까.'

영국 웨일스 정부가 스코틀랜드에 이어 아동 체벌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12주간의 자문에 들어갔다고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웨일스가 아동 체벌을 전면 금지한 다른 50개국의 대열에 동참할지 주목된다고 NYT는 전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휴 이란카-데이비스 웨일스 아동 및 사회복지 장관은 "아이들을 기르는데 취급설명서가 있지는 않다"면서 "부모는 자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이끌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웨일스 정부는 12주간의 자문기간 후 체벌금지를 법제화할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웨일스 내에서는 아직 아동 체벌 전면 금지를 둘러싼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시민단체인 '비 리즈너블(Be Reasonable)'은 1천500명이 넘는 이들이 체벌 금지에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앤지 로빈스는 "여기저기를 찰싹 때리는 정도는 훈육의 일환으로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그러한 결정은 정부가 아닌 부모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좋은 부모들을 범죄인으로 몰아가는 것보다는 아동 학대를 방지하는 법 시행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로빈스는 덧붙였다.

그러나 웨일스 정부는 체벌이 비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이란카-데이비스 장관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며 행동을 취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라고 말했다.

웨일스 수도 카디프에서 두 아이를 돌보고 있는 보모 사라 루이스는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공공장소에서도 아이들을 때리는 부모들을 봤다"면서 "이는 노골적인 학대다. 아이들을 때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훈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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