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년회견에 외신 '김정은과 회담 가능성' 주목
美WP 기자 "모두에게 열려있는 기자회견 놀랍다"…SNS 실시간 중계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0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외신 기자가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달라진 회견 분위기에 "놀랍다"는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애나 파이필드 도쿄 지국장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현장 분위기와 소감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기자회견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다니 놀랍다. 75분을 넘었다"며 "크고 오래된 언론사가 아니라 소규모, 그리고 지역 매체들이 질문을 많이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적었다.
이어 "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나온 발전을 환영한다 : 이 회견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기자들은 이전 정부와 달리, (그리고 백악관과도 달리) 미리 정해진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썼다.
그는 기자회견장 앞자리에 앉아 문 대통령에게 직접 '남북대화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확고하고, 강력하고, 북한에 대해 우리의 모든 '힘'을 쓸 의지를 보이지 않았더라면 지금 북한과 남한 간 회담과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한 질문이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답했고, 외신들은 이를 주요 내용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오후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톱기사로 올렸다.
CNN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 임기 중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했다.
외신들은 북한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비핵화 정책을 견지하면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무게를 실어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문 대통령이 2년여만의 첫 남북대화를 만들어내도록 도와준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고, 북한에는 도발을 지속할 경우 더 큰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문 대통령이 여건이 갖춰질 경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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