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정도는 맨손으로 잡아야…말레이 소방관 이색 훈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맨손으로 맹독성 코브라를 잡는 연습을 하는 말레이시아 소방관들의 이색 훈련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열대우림이어서 주택이나 공공시설에 대형 뱀이나 독사가 침입하는 사례가 잦은 탓이다.
10일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트렝가누 소방구조부 소속 뱀 전문가인 무하마드 아지지 아브드 아지즈(21)는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뱀을 두려워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고교를 졸업하고 평소 꿈이었던 소방관이 된 그는 뱀을 다루는 훈련을 받으면서 공포를 극복하고 오히려 뱀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됐다.
무하마드 아지지는 "소방관이 되면 살아있는 뱀을 다뤄야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서 자체 훈련에 더해 개인적으로 외부 전문가들을 찾아 비결을 배운 끝에 뱀을 잡는 실력으로는 트렝가누 주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는 수준에 올랐다.
지난 1년 반 동안 그가 출동해 포획한 뱀의 수는 100여마리에 달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트렝가누 주 당국은 그를 유독동물 포획 및 처리 교관으로 임명해 올해부터 말레이시아 각지의 소방관들에게 관련 기술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무하마드 아지지처럼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말레이시아의 소방관들은 기본적으로 독사를 구분하고 안전하게 포획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격을 받아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무하마드 아지지는 본인 역시 독물총코브라가 뱉은 독이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한때 실명 위기에 놓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말레이시아는 국토 면적(32만9천847㎢)의 약 3분의 2가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코브라와 산호뱀을 비롯한 약 30여종의 독사가 서식하며 연간 수천명이 뱀에 물려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