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남북대화, 한반도 긴장정세에 정지버튼…中 배제 안돼"
"남북한 회담 환영…유관국들, 대화·협상 지속 조건 만들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관영언론들은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이들 매체는 그러면서 이제는 대화와 협상이 지속할 수 있도록 유관국들이 실행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언급하며 "한반도 문제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은 경제학의 '파레토 법칙'과 같은데 이는 당사국들의 요구를 최대로 만족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최소의 대가로 각 국이 최대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레토의 법칙은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제시한 것으로, 전체 80%의 결과는 20%의 원인에서 나온다는 논리다.
인민일보는 "이번 회담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 남북 양측이 상호관계 개선, 화해 협력 추진 그리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적극적인 조치를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환영과 지지를 받을만하다"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한반도에 긴장상태가 끊이지 않았다면서 "북핵문제는 북미 간 심각한 불신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상호 대치를 중단하고 이성적인 태도로 대화 해결이라는 방향을 향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는 북핵 정세를 안정시켜 서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 수 있으며 대화와 접촉을 통해 상호 신뢰를 점진적으로 쌓아갈 수 있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은 '파레토 법칙'으로 각국이 실행 가능한 최적 선택을 위해 조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이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이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이성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신문은 이어 "올림픽은 평화의 상징이며 각국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삼아 상호 신뢰 증진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해 한반도 문제가 조기에 대화와 협상이라는 정확한 궤도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공동 사설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환영하면서 북한의 도발 중단 유지를 위한 한미의 노력과 더불어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두 신문은 "남북 회담이 한반도 긴장 정세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면서 "그러나 이번 회담은 올림픽을 계기로 실현된 것이어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은 한반도 정세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지만 북미간 갈등이 여전해 불안감을 주고 있다"면서 "어렵게 얻은 긴장 완화가 금방 사라진다면 향후 한반도 긴장 고조는 더욱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는 상황이 지속하도록 한미가 노력해야 한다"면서 "북한도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핵 보유에 대한 묵인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국제사회의 공동 의지"라고 피력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이와 함께 중국은 북핵 위기에 중요한 관련국이자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는 도구이고 조정자라면서 "미국이 북한에 행동을 취할 때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반응으로 유엔 제재 결의의 실천 여부도 중국의 태도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두 신문은 "북중 관계가 현재 최저 상태이지만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정확한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중국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주변국들도 중국에서 멀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북한과 한미 간 관계 개선 및 접촉을 환영한다"면서 "중국은 주변 평화를 혼자서 지킬 힘은 없으나 주변의 평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접촉은 격려하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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