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요정 시프린, 사상 첫 알파인 스키 5관왕에 도전장

입력 2018-01-10 10:12
스키 요정 시프린, 사상 첫 알파인 스키 5관왕에 도전장

알파인 스키 최다 메달은 코스텔리치의 금 3, 은 1

시프린 "평창에서 출전 우선순위는 회전-대회전-복합-슈퍼대회전 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귀여운 외모로 '스키 요정'이라는 별명을 지닌 미카엘라 시프린(23·미국)은 점점 '스키 여왕'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서운 기세로 월드컵을 정복하고 있는 시프린은 린지 본(34·미국)으로부터 왕관을 이어받을 준비를 마쳤다.

시프린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최연소 여자 회전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한 뒤 "평창에서 목표는 스키 5관왕"이라고 당찬 목표를 밝혔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10대 소녀의 지나치게 큰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프린은 이번 시즌 주 종목인 회전뿐만 아니라 활강까지 제패하며 점점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시프린은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플라하우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여자 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시즌 10승을 채웠다.

월드컵 통산 41승째를 거둔 시프린에 대해 AP통신은 "23세 생일 이전에 41승을 넘긴 스키선수는 안네마리 모저 프뢸(오스트리아·62승) 뿐이다. 또한, 사상 최초로 같은 해(2018년) 5연속 우승을 달성한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여자 알파인 스키 월드컵 최다승 기록 보유자 본(78승)은 만 26세에 40승을 채웠다.

시프린이 지금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펼치면, 본은 물론이며 남자 최다 우승자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86승)의 자리까지 넘볼 만하다.

이번 시즌 시프린은 회전과(5회) 대회전(2회), 평행 회전(2회), 활강(1회) 등 4개 종목에서 우승했다.



회전과 활강은 같은 알파인 스키지만, 전혀 다른 종목이라고 해도 될 만큼 성격이 크게 다르다.

회전은 짧은 구간에 촘촘하게 박힌 기문을 통과하는 기술 종목이며, 활강은 최고 시속 160㎞까지 나오는 스피드 종목이다.

그래서 시프린의 이번 시즌 활강 우승에 큰 의미가 있다.

시프린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활강 경기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불과 4번째 출전에 달성한 진기록이며, 개인 첫 활강 우승이다.

덕분에 시프린은 올림픽 5관왕에 도전할 최소한의 자격을 얻었다.

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는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활강, 복합(회전+활강) 등 5개 종목이 열린다.

이중 시프린이 월드컵에서 우승해본 경험이 없는 종목은 슈퍼대회전뿐이다.

역대 올림픽 알파인 스키 단일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는 야니카 코스텔리치(크로아티아)다.



코스텔리치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회전과 대회전, 복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사상 첫 알파인 스키 여자 3관왕에 올랐으며, 슈퍼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시프린은 "평창에서 활강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전히 우선순위는 회전-대회전-복합-슈퍼대회전 순"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알파인 스키는 대회전(2월 12일), 회전(14일), 슈퍼대회전(17일), 활강(21일), 복합(23일) 순으로 열린다.

시프린이 대회전과 회전에서 일찌감치 금메달을 수확하면, 부담 없이 슈퍼대회전과 활강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