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올해 지방선거 후보들에겐 '고뇌의 나날'
예비후보 등록·공직자 사퇴시한 앞두고 출마 결단해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출마하면 경선은 통과할 수 있을지, 본선에서는 승산이 있을지…잠 못 이루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1, 2월은 '고뇌의 달'이다.
당장 2월 13일부터 시·도지사와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데다 2월 16일 민심이 요동치는 설을 앞두고 출마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공직자 등 입후보 제한을 받는 자는 3월 15일 전에 사직해야 하기 때문에 1, 2월은 결심의 달이다.
이 기간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도, 정치생명을 끝낼 수도 있다.
10일 부산지역 정가에 따르면 부산시의원 20명 안팎이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도전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막상 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에 나서기까지는 쉽지 않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8명이 의원직을 던지고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고작 1명 만이 생존했다.
나머지 7명은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지금도 대부분 실업자로 전전하거나 권토중래를 노리고 정가 주변을 맴돌고 있다.
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부산시의회의 한 중진 의원은 "과연 지금의 결심이 옳은 것인지, 승산이 있을지 하루에도 마음이 수십번 바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공천을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당협 지구당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갑질에 은근히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이런저런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지역 16개 구·군 지방의회에서 3선 이상 다선한 의원들도 시의원으로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기초 지방의원으로 눌러앉을 것인지, 구청장 선거로 나서 정치적 입지를 한 단계 높일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있다.
기초 지방의원에서 광역의원이나 단체장 출마를 고려 중인 사람만 부산에서 줄잡아 50∼70명에 이른다.
부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인사들도 1, 2월은 잔인한 달로 다가온다.
민주당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함구 중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 시기에 어떤 형태로든지 입장 표명을 해야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더 이상 입장 표명을 늦추면 우유부단한 인물로 보일 수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3월 15일 공직자 사퇴시한을 앞두고 최종 결심을 해야 한다.
부산에서 선거 컨셜팅을 해온 한 교수는 "올해 1, 2월은 선거 출마자에게는 자신의 정치 역량, 개인의 정치 미래와 방향성을 점검해 보고 콘텐츠는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진단할 수 있는 시기"라며 "결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입지보다는 시민을 위한 마음과 열정이 얼마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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