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의혹' 해법도 '사드식'?…민감 외교현안 '봉인 후 논의'
靑 관계자 "2+2 전략대화 마련이 결실…거기서 통으로 논의한다"
사드 보복·위안부 합의 해법과 유사…'미루기식 처방'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정부 들어 민감하고 중요한 외교현안을 해결하는 방식이 '봉인 후 논의'라는, 이른바 '사드식 해법'으로 자리 잡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보수 정권 집권기에 비롯된 외교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정부 간에 맺은 약속은 그대로 인정하되 잘못된 점은 시간을 두고 풀어가는 방식이 '정석'이 돼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무함마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을 잇달아 면담한다는 소식에 언론의 시선은 그간 제기된 임 실장의 'UAE 방문 의혹'이 얼마나 풀릴지에 쏠렸다.
특히 이날 오전 이명박 정부 시절 양국이 군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UAE가 공격을 받으면 파병된 우리 군이 자동으로 개입한다는 내용의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면담 결과가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협약을 수정하기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삼간 채 "(양국의 외교·국방 현안을 논의하는) '2+2 전략대화' 단위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거기서 현안을 통으로 논의한다"고만 답변했다.
앞으로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 2+2 채널에서 논의하겠다는 취지의 뜻으로 읽힌다.
실제 이 관계자는 '과거(논란)를 봉인하고 2+2 채널에서 논의한다는 것인가'라는 거듭된 물음에 "'완전히 덮고 끝이다'라고 하는 것도 봉인이고 서로의 입장을 인정하고 관계가 발전하는 속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는 것도 봉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면합의' 의혹의 파장이 계속되는 이상 이 문제를 그냥 덮고 끝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놓고 이슈화하기에는 국익손상 우려와 함께 양측에 모두 부담이 큰 만큼 사실상 '사드식 해법'을 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와 청와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중 양국이 서로의 주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봉인하고 전반적인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로 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체결된 '12·28 위안부합의'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두고서도 '사드식 해법'을 준용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 발표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기존 합의를 '진정한 문제 해결'로 볼 수는 없지만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과 피해자 및 가족 지원을 위해 설립한 화해·치유 재단의 처리는 미래의 과제로 남겼다.
문제점을 드러내면서도 양국 간 관계 파탄을 막기 위한 최악의 선택은 피한 셈이다.
물론 한중 정부의 '사드 보복' 봉인과 달리 위안부합의 후속조치의 경우 위안부 피해 할머니라는 피해 당사자가 명백히 존재하는 만큼 세부적인 해법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큰 차원에서 보면 한일 정부 간의 기존 합의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합의 관련 잘못된 점과 부정적인 측면은 시간을 두고 해결하는, 또 다른 형태의 '사드식 해법'으로 해석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도로 민감한 외교현안을 처리하는 정부의 이런 접근법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일단 미루고 보자는 소극적인 태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앞으로도 '위안부합의'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태도에 전혀 변함이 없다거나, 또 실제로 있을지도 모를 '한-UAE 군사협력 이면 합의'에 따라 UAE가 향후 도를 넘는 요구를 해 오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런 '사드식 해법'은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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