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트럼프, 사상 최악의 무능한 정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교수(뉴욕시립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사상 최악의 무능한 정부'로 혹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8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 본인과 각료 및 참모진의 자질, 그리고 의회의 견제 등 면에서 최악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개탄했다.
미 역사상 2류 대통령이 등장한 적이 드문 일이 아니나 주위 참모들의 자질이 뛰어나거나 의회의 견제를 통해 실제로 큰 피해가 발생한 적은 드물었다면서 그러나 현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면에서 최악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류 대통령의 단점을 보완했던 1류 공직자들의 사례로 알렉산더 해밀턴을 비롯한 역대 재무장관을 들고 또 전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우 두 번째 임기 중 인지능력 악화 증상이 나타났지만 제임스 베이커 재무와 조지 슐츠 국무장관이라는 탁월한 각료들 덕분에 아무도 정부를 걱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견제와 균형이라는 미국 제도상의 원칙이 법질서를 무시하거나 지위를 남용하려는 대통령들을 억제해왔다면서 비판자들을 잡아 가두고 사익을 취하고 싶은 대통령들이 있었겠지만, 이러한 제도 때문에 감히 그러한 욕망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더는 이러한 전통적 룰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시 그를 따라온 것은 충직한 가신 집단이었다고 비꼬았다.
그리고 이미 백악관을 떠나 처벌 대상이 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군용기 사용 논란으로 물러난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이 무덤에서 놀라 자빠질'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의 사고, 이력을 속인 인디언보건국장 지명자 등 '믿기 힘든 저질 수준의' 공직 지명자들을 지목했다.
반대로 저질 공직들의 입성과 함께 국무부와 국가안보국(NSA)등 핵심 부서의 뛰어난 공직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음을 개탄했다.
트럼프 취임 후 1년 사이 미정부가 사상 최악의 무능한 정부를 향해 가고 있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또 의회의 행정부 견제에 대해 1970년대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불법 행동을 지적했으나 현재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권을 보호해 그가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직무 가운데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최근 정가에 파장을 일으킨 마이클 무어의 저서 '화염과 분노...'는 지금까지의 많은 보도를 확인시켜준 데 불과하다면서 정말 중요한 뉴스는 갈수록 많은 의회의 공화당 지도부 의원들이 사법방해 행위에 가담하기로 작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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