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동건 삼성그룹 인사…삼성물산 사장단에 50대 전진배치
<YNAPHOTO path='C0A8CA3D00000155A612782000617F6_P2.jpeg' id='PCM20160601010000038' title='삼성물산 (일러스트) [제작 김해연]' caption=' ' />
이사회 의장엔 이재용 부회장 신임 두터운 최치훈 사장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삼성물산이 9일 건설·상사·리조트 등 3개 사업부문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사장단 인사를 하면서 작년 12월 중순 이후 중단됐던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이날 삼성물산 인사에서는 최치훈·김신·김봉영(이상 모두 61) 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각각 이영호(59)·고정석(56)·정금용(56) 부사장이 물려받았다.
이영호·고정석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부문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와 SDI·전기·디스플레이·SDS 등 전자 계열사들이 가장 이른 10월 말부터 사장단 인사를 잇따라 단행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날 삼성물산이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는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사장단 인사가 난 계열사들을 보면 50대 사장으로 '세대 교체' 원칙이 관철됐다.
삼성물산도 60대인 세 명의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50대가 사장을 맡았다.
젊은 피 수혈과 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인사 원칙이 그룹 전체를 관통해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또 내부 인사를 승진 발탁하면서 앞으로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과거와 달리 계열사 간 사장단 인사에 칸막이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편으로 계열사별 전문성 강화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최치훈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이사회 의장직을 맡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3개 부문장(대표이사)이 한꺼번에 물갈이되면서도 차기 이사회 의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상훈 사장이 내정된 것과 닮은꼴이다.
이상훈 사장의 이사회 의장 기용은 나머지 이사회 구성원인 부문장들이 한꺼번에 교체된 데 따른 인적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중량감 있는 고참에 의장을 맡겨 '변화 속 안정'을 꾀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최치훈 사장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지분 구조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이사회 수장에 측근을 앉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 '각자도생' 체제가 정착하면서 이사회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금융 계열사의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작년 10월 31일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 넘게 사장단 인사가 '진행형'인 셈이다.
미전실 해체 이후 일사불란함과 신속함을 특징으로 하던 '삼성식' 인사 스타일이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에서는 미전실 주도 아래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한꺼번에 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인사 얘기가 전혀 없이 조용해서 언제 인사가 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가 길어지면서 한때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한 면도 있었지만, 해를 넘기면서 이제는 그런 것도 없이 평상시처럼 업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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