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출신 주민에 염색체 이상…핵실험 영향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북한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부근에 살다 2차 핵실험 뒤 탈북한 주민 2명에게서 피폭자에게 보이는 염색체 이상이 생겼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연구자가 수집한 데이터를 일본 히로시마(廣島)의 전문가를 통해 이같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탈북자의 피폭량은 높은 사람이 누적 394 밀리㏜(시벨트) 이하에 달해 핵실험에서 나온 방사선의 영향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수치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심지(폭탄이 떨어진 곳)에서 약 1.6㎞에 떨어진 곳의 초기 방사선량에 해당한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호시 마사하루(星正治) 히로시마대 명예교수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가스나 분진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세슘 수치 등 체내 오염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풍계리 주변에서는 최근 몇 년 새 핵실험의 영향으로 의심되는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어 피해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앞서 탈북자 관련 단체인 한국 샌드연구소(대표 최경희)는 2016년 7, 8월, 지난해 9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길주군 출신 탈북자 21명에 대해 건강 상태를 문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두통이나 구토 등 공통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2016년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2011년에 탈북한 40대 여성에게서 혈액 림프구 내의 염색체에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생기는 염색체 이상이 확인됐다. 추정 피폭량은 누계 320밀리Sv였다.
우리 통일부도 지난해 길주군 출신 탈북자 30명에 대한 피폭검사를 한 결과 4명에게서 피폭이 의심되지만, 핵실험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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