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3차탈당 현실화…통합국면 '변수' 촉각(종합)

입력 2018-01-09 18:22
수정 2018-01-09 18:22
바른정당, 3차탈당 현실화…통합국면 '변수' 촉각(종합)

김세연·남경필 탈당…단일대오 붕괴로 통합 동력 약화

"통합반대파에 구실 제공" vs "통합 뒤흔들 변수 아냐"

유승민 "예견된 일…이학재 설득 노력"…탈당 최소화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신영 기자 = 바른정당의 3차 탈당 사태가 한껏 가속페달을 밟아온 국민의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13일 유승민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중도보수 대통합'의 단일대오를 유지해 온 바른정당은 9일 김세연 의원의 탈당선언으로 의석수가 10석으로 줄었고, 대오는 흐트러졌다.

김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해 온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며 탈당과 한국당 복귀를 선언했다.

당내 유력 인사인 남경필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 할 수 없다"며 통합불참을 선언한 데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곧 탈당계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이학재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거취를 고민하고 있어 연쇄 탈당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통합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른정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이번 추가 탈당 사태가 통합국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정치적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도 내심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탈당이 무엇보다 국민의당 통합반대파가 내세우는 '통합 무용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추가 탈당 규모를 어떻게든 줄이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지도부가 이 의원을 비롯해 1~2명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막으려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탈당설이 도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은 당에 남아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당분간은 남겠지만 (탈당) 고민을 안 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상이 걸린 당 지도부는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국민의당과 흔들림 없이 성공적인 통합을 계속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유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들 성공적인 통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의견이 똑같다"며 "(안철수 대표와도)조만간 만나서 이야기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브리핑을 통해 "양당이 당내 문제 및 통합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기사화된 게 있지만, 내부에 이견은 없다"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도 "사전에 예측 못 한 게 아니었으므로 통합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 되거나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다"며 두 사람의 탈당의 의미를 축소하려 애썼다.

유 대표는 "남 지사는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이 워낙 강해 설득을 못 했고, 김세연 의원도 설득이 잘 안 됐다. 이학재 의원은 최대한 설득하는 중"이라고 말해 탈당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당 안팎에선 이번 3차 탈당 사태로 통합과정에서 바른정당의 협상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자칫 협상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추가 탈당이 소규모에 그친다면 통합판 자체를 뒤흔들만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즉, 이미 통합논의가 구체화되기 오래전부터 김 의원 등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거론돼 온 만큼 '잠재된 리스크'가 해소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유 대표는 김 의원과 남 지사의 탈당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래 온 일"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예견됐던 일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는 취지의 반응이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은 유 대표와 가까운 사이였던 만큼 자신이 시간을 끄는 게 오히려 당에 해롭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당 일각에선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당 대 당 '가치 통합'의 성격이 강한 만큼 지금과 같은 소규모 탈당이 통합논의에 제동을 걸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바른정당은 의석수나 덩치로 통합논의를 하는 게 아니라 당의 가치로 협상하는 것인 만큼 추가 탈당 규모가 예상된 수준에 그친다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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